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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가 이기형 감독대행을 감독으로 승격하면서 2년 계약을 발표했다.
다만 인천시와 구단 내부 사정으로 인해 승격 확정 발표가 2주일 정도 늦어졌을 뿐이다. 지난해 이 맘때와 비교하면 이기형 감독 조기확정-계약기간 2년은 인천 구단으로서는 의미있는 변화다.
1년 전, 당시 데뷔 1년차였던 김도훈 감독은 이 감독과 마찬가지로 너무나도 당연한 재계약 대상자였다. 인천은 2015년 시즌 대다수의 예상을 뒤엎으며 최종 7위로 마감했고, 구단 사상 처음으로 FA컵 결승까지 올랐다.
당시 김 감독의 계약기간 조건은 '1+1년'이었다. 이런 계약기간은 프로팀 감독들이 모두 기피한다. 감독이 자신의 색깔에 맞게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2∼3년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데 1년 성과에 따라 1년 연장 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은 '파리목숨'을 인정하고 들어가자는 것과 다름없다. 객관적인 전력이 약한 인천같은 팀에서는 더욱 그렇다.
당시 구단은 "김 감독은 연초 구단과의 협상 과정에서 큰 틀에서의 합의를 마친 다음 코치진의 계약이 마무리된 다음에 마지막으로 사인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코치진의 계약이 늦어지면서 최종 계약서 사인이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를 넘겨 계약기간이 지날 때까지 코칭스태프와의 계약에 미온적이었던 것에 대한 명쾌한 해명은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맺은 계약 결과에서도 또 한번 구단의 무성의가 드러났다. 또 다시 '1+1년'이었다. 이 사실을 안 타 구단 관계자들은 "성과를 보여준 감독의 자존심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구단이 이런 식으로 실적평가를 하고 신뢰감을 보여주지 않는데 흥이 날 감독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성토했다.
선수들도 이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오비이락인지, 구단측의 이상한 재계약으로 맞이한 2016년 시즌은 초반부터 부진의 연속이었다. 2015년 대비 전력 이탈자가 많아진 설상가상의 상황이었고 결국 '김도훈 체제'는 8월 말 막을 내렸다.
인천 구단은 지난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았다. 작년과 정반대로 이 감독과 빠르게 2년 계약을 마치고, 안정적으로 겨울훈련 준비에 들어간다. 180도 달라진 인천 구단. '이기형 선임' 발표의 숨겨진 의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