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ACL 우승 미디어데이]권순태 "6일 정강이 수술예정"

기사입력 2016-12-01 14:12



"내가 전북에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

전북의 골키퍼 권순태는 1일 전주에 위치한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 미디어데이에서 "아쉽게 K리그는 우승하지 못했다. ACL까지 놓쳤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10년이란 시간동안 가장 큰 목표"라며 "결과가 좋아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년을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

전북은 ACL 우승을 차지하면서 클럽월드컵에 진출했다. 아시아 챔피언자격으로 세계적 강팀들과 겨루게 된다. 하지만 권순태는 함께 할 수 없다. 권순태는 그 동안 팀에 알리지 않고 정강이 급성 피로골절을 참으며 뛰어왔다.

참고 또 참았던 권순태. 하지만 앞날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수술을 받기로 했다. 권순태는 "욕심을 낼 까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내년에 큰 여파를 줄 것 같았다. 어쨌든 주장 완장 차고 있다는 것에서 무게감 많이 느꼈다"며 "수술은 6일 예정이다. 앞으로 축구를 더 오래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병원에선 간단한 수술이라고 한다"고 했다.

권순태는 2006년 전북을 통해 프로데뷔를 했다. 이후 2011~2012년 상주에서 군복무를 한 것을 제외하면 전북에서만 뛰었다. 때문에 권순태에게 전북은 남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권순태는 "클럽 하우스 들어올 때 마음은 10년 전과 변함이 없다. 전북은 지금의 나를 만든 원동력이다. 내가 전북에 없었다는 나도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언제까지 축구할지 모르겠지만 잊지 못할 것이다. 전북 안에서 조금이라도 도움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마지막까지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우승 소감은.

가장 큰 역할은 아니다. 시즌 초 목표였다. K리그 우승과 ACL우승 두 가지 목표로 왔다. 아쉽게 K리그는 우승하지 못했다. ACL까지 놓쳤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10년이란 시간동안 가장 큰 목표였다. 마지막에 간절한 목표를 이루고 선수단, 팬과 기쁨 나눌 수 있어 좋다. 클럽월드컵 나가면 좋겠지만 내 욕심으로 팀에 큰 누를 끼칠 뻔 했다. 결과가 좋아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년을 준비할 수 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다. 우리가 클럽월드컵 준비하는 과정에서 몇 몇 선수들 부상으로 출전 못하지만 어떻게보면 챔피언 자격으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 갖고 더 잘 하고 올 것이라는 생각한다.


-부상으로 참석 못하는데 주장 완장은.

일단 대회 못 나가는 것은 아쉽다. 욕심을 낼 까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내년에 큰 여파를 줄 것 같았다. 어쨌든 주장 완장 차고 있다는 것에서 무게감 많이 느꼈다. 그 역할을 동국이형이 잘 해주셨다. 이왕이면 클럽월드컵에서 동국이형이 주장하고 동생들 끌어주면 좋겠다. 병원에서 응원을 많이 할 것이다. 감독니께서 특별히 이야기하신 부분은 크게 없다. 많은 분들이 알겠지만 감독님 성격이 일일이 지시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묵묵하게 어떤 선수든 믿음을 주신다. 그런 믿음이 선수들을 움직인다. 그런 믿음에 보답하는 것이 선수의 역할이다. 특별한 주문보다는 말 없이 묵묵히 믿어주시는 무언의 압박이 주효했다.

-알 아인과 결승 2차전 하프타임 때 감독님이 무슨 주문했나.

전반전 끝나고 우리가 원정이기 때문에 100% 발휘하는 게 쉽지 않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심판이 50대50으로 봐줬다면 괜찮았을 것 같다. 하지만 분명 상대 실력도 있고 심판 판정도 다 받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준비를 해왔다. 감독님께선 큰 경기일수록 그런 부분에 부담을 갖지 말라고 주문을 했다. 나서기 전에 내개 '좀 아프면 누워있어라'라고 했다. 나름 침대축구를 노리신 것 같기도 하다. 나도 나중에 더 누워있을까 생각도 했다. 큰 경기에서 특별한 주문이라 하기 보단 믿음을 주셨다. 내 개인적인 행동하나로 틀어질 수 있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 비기기는 했지만 우승을 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수술은 언제 하는가. 그리고 클럽 아메리카에 대한 생각은.

정강이 부상은 핑계가 안된다. 정신적으로 집중하다 보니 오버를 했다. 나름대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한계가 있는데 전반 초반부터 나름대로 집중을 많이 했던 부분이 신체적으로 이겨내지 못했던 것 같다. 무조건 이기고 싶었다. 2011년 관중석서 봤던 아픔도 떠올랐다. 그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오버페이스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쥐가 났다고 티내는 것은 상대에게 틈을 주는 것이라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수술은 6일 예정이다. 앞으로 축구를 더 오래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병원에선 간단한 수술이라고 한다.

2006년 클럽 아메리카 만났을 때 느낌은 빠르고 예리하고 정확하다. 몸들이 통통 튄다. 압박감도 컸다. 당시에 멕시코대표팀 골키퍼, 블랑코도 있었다. 블랑코가 다리 사이에 공 끼우는 것을 그 때 또 했다. 결과는 0대1 패배였다. 더 실점할 수 있었다. 매우 탄탄한 팀이다. 조직력도 훌륭하다. 구멍이 없었다. 큰 벽과 싸우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시즌 막판 K리그 우승 놓쳤는데.

동생들에게 많은 이야기는 안 했다. 대표팀 가게 돼서 비운 시간이 있어 미안함이 있다. 1년이란 시간동안 우리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 우리의 탄탄함이 큰 경기일 수록 나올 것이란 생각했다. 이 상황을 즐기자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당연히 선수들이 많이 아팠다. 나도 이틀간 잠도 못잤다. 그러나 잘 극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아쉽기는 하지만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행복감을 느낀다.

-다른 팀들보다 더 긴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안 피곤할 순 없다. 하지만 그런 피로감은 우승컵 들었을 때 희열로 씻을 수 있다. 그 컵 하나를 위해 1년을 쏟는다. 그래서 이미 사라졌다. 클럽 월드컵 못나가서 두 달이란 시간을 두 발 뻗고 쉴 시간을 얻었다. 여기 있는 선수들이 더 고생했기 때문에 더 피곤할 것 같다. 피곤하지만 결과물을 냈기 때문에 행복감이 더 크다.

-전북이라는 의미와 전북이 아니라면 어땠을까.

클럽 하우스 들어올 때 마음은 10년 전과 변함이 없다. 전북은 지금의 나를 만든 원동력이다. 내가 전북에 없었다는 나도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참 많은 것들이 변했다. 전북은 지금은 K리그 대표팀이 됐다. 예전엔 승점 자판기였다. 많이 변했다. 팬분들부터 시작해서 팀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가끔 한번씩 놀라는 건 예전엔 지다가다 먼저 와서 전북 축구 이야기를 해주신다. 선수로서 전주라는 도시에서 전북 선수로서 많은 것들을 바꿔가는 자리에 함께 하는 부분이 앞으로 언제까지 축구할지 모르겠지만 잊지 못할 것이다. 전북 안에서 조금이라도 도움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마지막까지 힘을 보태고 싶다.

-클럽월드컵 예상 목표는.

몇 위라는 것 보단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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