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이적시장]③'돈? 트레이드?" 겨울이적시장 화두는

기사입력 2016-12-11 18:50





'돈이냐, 트레이드냐.'

K리그 클래식 구단들이 주판알을 튕기느라 다시 바빠졌다.

겨울 이적시장은 내년 시즌 농사를 좌우할 파종기나 다름없다. 하지만 냉혹한 현실이 존재한다. 데려오고 싶은 선수는 많지만 결국 '돈'이 문제다.

지난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트레이드가 대세였다. 올 겨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악화되는 국가경제에 구단의 모기업들도 '허리띠 졸라매기부터…'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건국 이래 최악의 정국 혼란까지 가세해 투자심리는 더 위축됐다. 프로의 세계에서 투자가 경쟁의 열쇠라지만 여기에 방점을 두는 구단은 전북과 울산 정도다.

전북은 명분이 명확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의 원동력 중 하나가 과감한 투자였기 때문이다. 남들이 몸집 줄이기에 급급할 때 프로팀의 기본에 충실했던 전북은 호화 진용을 앞세워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클럽월드컵)에서 이름을 각인시켰다. 전북은 공격력까지 갖춘 '물건급' 측면 수비수를 덧붙이면 수비에서의 빌드업 고민을 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최고 골키퍼 권순태를 비롯해 막강한 공격-미드필드진을 보유한 전북은 수비 약점만 보완하면 완전체를 이룰 수 있다. 내년에 아시아 챔피언 자리를 수성하고 빼앗겼던 K리그 정상을 되찾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김도훈 감독을 새로 영입해 대대적인 혁신에 나선 울산도 우승권 전력 구축을 위해 적극 투자에 나선다.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권오갑 사장도 김 감독을 영입하면서 "더 큰 목표를 가져갈 수 있게 돕겠다"며 의지를 밝힌 상태다. 이정협 임대 복귀 등 계약만료와 군 입대자로 전력 누수가 많고 '김도훈 체제'로 새판을 짜야 하기 때문에 지갑 걱정에만 연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강원의 행보는 파격적이다. 강원은 이미 이근호 오범석을 영입하는 등 겨울시장에서 강력한 선제공격에 나선 상태다. K리그 클래식으로 복귀한 긍정적 여파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비록 시민구단이지만 '클래식급 팀운영'을 지상과제로 삼기 때문에 강원도와 군소 후원사의 도움으로 '총알'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챌린지 대비 투자 확대여서 기존 클래식팀 수준과 비교할 수 없지만 광폭행보임은 틀림없다.


강원과 함께 클래식으로 승격한 대구는 '현실적인 대안'을 선택한 케이스다. 과감한 투자보다 어린 선수를 발굴해 키워나가는 장기적인 플랜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당장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길은 트레이드다. 전통의 명가 서울, 포항이 이런 경우다. 서울은 1.5∼2군 자원에서 '카드'가 풍부한 점을 살려 우선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를 보강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포항도 수비형 미드필더, 중앙 수비수, 섀도스트라이커 등 보강 요인이 많지만 계속되는 예산 삭감으로 트레이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대다수 구단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돈 걱정만 하고 있다. 수원은 김민우 최성근을 영입했지만 입대한 홍 철 신세계의 인건비를 '돌려막기'한 것이어서 투자라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 베테랑급 골키퍼를 영입하고 싶지만 몸값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인천은 요니치의 이적료와 절약된 연봉으로 전력 보강에 나설 계획이지만 종전 대비 신규 투자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트레이드를 하고 싶어도 다른 팀에서 원하는 '카드'가 없다는 점 역시 고민이다. 인천과 마찬가지로 선수단 임금체불을 겪었던 광주도 예산 타령만 할 전망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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