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수랑 한번 더 지략대결 해봐야죠."
박 감독은 부산축구의 아버지다. 부산 동래고 출신으로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1980년부터 1982년까지는 독일 분데스리가 뒤셀부르크에서도 뛰었다. 1983년 K리그 출범과 함께 할렐루야로 돌아와 우승을 경험했다. 지도자로도 승승장구했다. 1987년 모교 동래고로 돌아와 2001년까지 팀을 이끌며 전국대회 우승만 20번을 넘게 시켰다. 1993년에는 세계청소년대회도 나섰다. 2006년 창단 감독으로 부산교통공사와 함께한 박 감독은 전국체전 5회 우승, 내셔널선수권대회 우승 등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K리그 감독 제의도 받았지만 뿌리치고 부산에 남았다. 그는 "한국 축구인 중에 선수, 감독으로 나만큼 우승을 많이 한 사람이 없을 것이다. 기억나는 우승만 50번이 넘는다"고 웃었다.
박 감독은 기본을 강조하는 지도자다. 그는 "내가 강조하는 것이 세 가지다. 첫째는 생각하는 축구, 둘째는 동작이 정확한 축구, 셋째는 최선을 다하는 축구다. 쉬운 말 같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다른 것말고 이것만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기본이 잘 갖춰지면 자연스럽게 응용이 가능하다. 축구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기본이 몸에 배면 모범이 될 수 있다. 다행히 이를 제자들이 잘 따라줬다"고 웃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제자 중에는 유독 지도자로 성공한 이들이 많다. 최용수 장쑤 감독을 비롯해 조진호 부산 감독, 이기형 인천 감독 등이 그가 배출해 낸 자원들이다. 박 감독은 "아직도 연락을 자주들 해준다. 최용수 감독은 열정이 강하고 욕심이 많았다. 지도자 처음할 때 참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 해줬다. 좋은 팀 가서 기반을 다지고 중국까지 가는 것을 보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진호 감독은 참 착했다. 부산 감독으로 와서 좋다. 이들 중에 대표팀 감독이 나올 거 같다. 나에게도 영광이다"고 웃었다.
정든 부산교통공사를 떠났지만 그게 은퇴는 아니다. 박 감독은 "내가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1977년 한-일정기전에서 한 슈팅이 골망을 찢고 득점으로 된 적이 있다. 그때 많은 화제가 됐는데 아직도 박상인이 하면 그때를 떠올려주신다. 그 슈팅처럼 시원하게 축구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계속 도전하고 싶다.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해온 게 축구뿐이니까, 기회가 생긴다면 마지막까지 해보고 싶다"며 "2011년 FA컵에서 서울이랑 붙은 적이 있다. 그때 감독이 최용수였다. 0대1로 졌지만 내용에서 우리가 안 밀렸다. 다시 해도 잘 할 자신이 있다. 용수랑 한 번 더 지략대결 해보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