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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이냐 도전이냐. 누구나 부딪히는 삶의 갈림길이다. 나이가 들수록 도전보다는 안정이 슬그머니 우위에 서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울산 골키퍼 김용대(38)의 이례적인 선택이 눈길을 끈다.
재도전의 이유 속에는 못다 이룬 아쉬움도 있다. 2016년은 울산 뿐 아니라 김용대에게도 큰 회한을 남긴 시즌이었다. 시즌 첫 경기부터 주전 수문장으로 간택된 김용대는 선방쇼를 펼치면서 팀의 초반 무패 질주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7월 훈련 도중 다친 뒤 두 달 동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복귀 후 다시 골문 앞에 섰지만 울산은 결국 FA컵 4강에서 탈락했고, ACL 출전권도 얻지 못했다. 김용대는 "상대랑 부딪혀 다쳤다면 그나마 아쉬움이 덜 했겠지만 순간 동작 상황에서 그런 거라 더 많이 속상했다"며 "동계훈련 때 더 철저히 몸 관리를 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 김용대의 도전은 안팎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팀 성적 뿐 아니라 내부 경쟁도 이겨내야 한다. 올 시즌 울산은 변화의 폭이 크다. 김도훈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고 코치진도 물갈이 됐다. 골키퍼진에도 지난해 인천 주전이었던 조수혁(30)이 가세했다. 김용대에겐 '제로베이스' 시작이나 다름없다. 이에 대해 김용대는 "성남 시절 코치셨던 감독님을 울산에서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며 "그 시절 체력 훈련(서킷 트레이닝)도 다시 안할 줄 알았는데 또 하게 됐다"고 웃었다. 그는 "팀내 최고참이라고 해서 특혜를 받고 싶진 않다. 경쟁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