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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대표적 스포츠 전문지 레퀴프는 28일(한국시각) 디종FCO과 로리앙의 프랑스 리그1 경기(29일)를 앞두고 권창훈을 주목했다.
권창훈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디종 구단의 예우에서도 잘 나타난다. 권창훈의 데뷔전이 예상보다 늦어진 것부터 구단 배려가 있었다. 당초 디종은 권창훈의 입단을 급하게 재촉했다. 18일 오후 2시 출국 예정이던 권창훈에게 통사정을 해 오전 9시 항공편으로 부랴부랴 불러들였다.
강등권을 간신히 면했던 디종은 권창훈을 당장 출전시킬 태세였다. 하지만 주말을 두 번 넘겼다. 권창훈에게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디종으로 이적하기 전 2016년 시즌 종료 휴식기를 가진 뒤 수원 삼성에 소집돼 사흘밖에 훈련하지 못했던 터라 권창훈도 부담스러웠다. 결국 구단은 눈 앞의 성적보다 권창훈이 'OK'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배려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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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훈의 입단이 확정됐을 당시 구단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한국어로 권창훈의 입단 소식을 전했던 디종은 20일 홈페이지 뉴스 코너를 통해 권창훈이 팀 훈련에 처음 합류했다는 소식을 관련 사진과 함께 전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올리비에르 달로글리오 감독을 비롯해 단장과 영입이사가 참석한 입단 기자회견을 성대하게 개최한 것도 모자라 2편의 동영상을 제작해 홈페이지 주요 콘텐츠로 올려놨다. 지난 주말 로리앙전을 앞둔 디종 선수단의 맹훈련 소개 화보집에 권창훈을 단독으로 포착한 사진 수십장을 배치한 것도 권창훈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권창훈의 배번 확정 소식도 놓치지 않았다. 그의 등번호는 22번. 수원 시절 그대로다. 이 역시 권창훈을 위한 기다림이 있었다. 22번의 원 소유자는 미드필더 요한 가스티엥. 그런데 그가 25일 다른 팀으로 이적하자 구단은 기다렸다는 듯 권창훈에게 이 번호를 물려줬다. 권창훈이 입단 당시부터 22번에 깊은 애정을 보인 점을 고려해 이적설이 돌았던 가스티엥이 떠날 날만을 기다렸던 셈이다.
디종은 SNS에서 '권창훈이 수원에서의 기운을 물려받았다'는 취지로 권창훈의 배번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충분히 대접받은 권창훈. 이제 그라운드에서 진가를 발휘해 구단의 예우에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