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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맞춘 포항, 이제는 속도 높이기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2-05 18:38


사진제공=포항스틸러스

포항은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냈다.

또 한번 주축 선수들을 잃었다. 올림픽대표 출신의 문창진이 강원으로 떠났고, 베테랑 수비수 김원일이 제주로 말을 갈아탔다. 유틸리티맨 김준수가 전남으로 옮겼고, '원클럽맨' 신화용마저 수원으로 이적했다. 영입은 지지 부진했다. 팬들의 우려를 잠재워줄 빅네임은 없었다. 이승희 서보민 김동기 조민우 등을 영입했지만, 포항을 향한 시선은 차갑다. 강등후보라는 평가가 객관적 현주소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태국 전지훈련을 마친 최순호 포항 감독은 이러한 세간의 평가를 단호히 거부했다. 오히려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최 감독은 "강등후보라는 평가에 대한 걱정은 없다. 단순히 지금 우리 선수들을 과거의 기준으로만 바라보면 그런 평가를 내릴 수도 있지만, 경기는 어떻게 만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있다"고 했다.

자신감의 근거는 태국 전훈이다. 최 감독은 "어려운 것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기본적인 패턴을 집중적으로 했는데 선수들이 잘 받아들이더라. 유기적으로 나오는 부분이 꽤 긍정적이었다"고 했다. 최 감독은 이번 겨울 동안 할 준비를 3단계로 나눴다. 1단계는 밸런스, 2단계는 세밀함, 3단계는 속도다. 포항은 이제 2, 3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최 감독은 "태국 전훈 기간 동안 체력과 포메이션 전술을 집중 조련하면서 밸런스는 어느 정도 잡혔다. 제주 전훈부터는 세밀함과 속도를 만지는 단계"라며 "세밀해지면 더 빠른 스피드를 요구할 수 있다. 과거 패싱축구에서 횡패스가 4~5번 이어진 후 전진패스가 나왔다면 지금은 2~3번에 전진패스가 나간다. 그런 속도가 대단히 중요하다. 선수들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고, 잠재력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사실 최 감독도 처음에는 선수단 구성에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태국 전훈 기간 동안 선수들이 눈에 띄게 좋아지며 자신감을 얻었다. 특히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자기 몫 이상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믿음도 가지게 됐다. 최 감독은 "조민우는 중앙 수비수 주전경쟁을 흔들 능력이 있고, 김동기도 만들어주면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임에 틀림없다. 서보민도 내가 생각한 만큼의 기량을 갖추고 있더라. 모두 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웃었다.

마지막 퍼즐은 외국인선수다. 포항은 높이와 빌드업 능력을 두루 갖춘 스웨덴 출신의 수비수 마쿠스를 영입했다. 관건은 아시아쿼터다. 포항은 지난 시즌 영입됐지만 기량이 떨어지는 알리 아바스를 보내고 새로운 선수 수혈을 노리고 있다. 이미 어느 정도 윤곽까지 나왔다. 하지만 정작 알리가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 최 감독은 "알리만 해결되면 공격형 미드필더로 앞선을 보강할 수 있다. 어서 빨리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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