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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B' 윤덕여호, 키프로스컵은 '반전의 기회'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7-02-05 18:39



"북한에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기쁨도 잠시, 미래를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2019년 프랑스월드컵을 목표로 '세대교체'를 단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구상이 틀어졌다.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안컵 최종예선에서 최악의 조에 편성됐기 때문이다. 한국이 속한 B조에는 북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가 있다.

조직력과 체력이 뛰어난 북한은 한국이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세계적 강호다. 설상가상으로 B조 최종예선 장소는 평양이다. 북한과의 역대전적은 1승2무14패의 절대 열세. 조 1위만이 본선무대를 밟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다.

윤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2019년 캐나다월드컵을 목표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력을 구축할 계획이었다. 새 얼굴도 키워나갈 생각이었는데 계획을 수정할 수 밖에 없게 됐다." 고심 끝에 결국 베테랑 중심의 플랜B를 택했다. 세대교체는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윤 감독은 "어려운 상황이 된 만큼 베테랑들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소 어두워진 분위기, 하지만 반전을 위한 탐색 기회가 있다. 윤덕여호는 다음달 1~8일 열리는 키프로스컵에 나선다. 이 대회에 북한도 출전한다. 여자아시안컵 최종예선에 앞선 점검과 탐색 무대다.

그동안 키프로스컵은 큰 부담 없는 테스트 성격의 대회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윤 감독은 "베테랑들을 축으로 우리 조직력과 전술 완성도를 다지는 차원에서 키프로스컵이 중요하다"며 "북한도 이 대회에 나서기로 해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북한에 열세를 보였다.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있고 우리 전력도 좋아지고 있는 만큼 결코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3일 키프로스컵에 나설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윤 감독은 베테랑들을 다시 불렀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을 비롯, 유영아(구미 스포츠토토) 김정미 김도연(이상 인천 현대제철) 심서연(이천 대교)을 발탁했다. 관심을 모았던 박은선(이천 대교)은 포함되지 않았다. 황보람(화천KSPO) 전가을(웨스턴 뉴욕 플래시)은 부상으로 승선하지 못했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계획이다. 윤 감독은 "어느 정도 변화는 있겠지만 큰 틀은 유지할 생각"이라며 "우리가 잘 해왔던 4-2-3-1 또는 4-1-4-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준비를 할 것"이라고 했다.

윤덕여호는 20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모인 뒤 22일 키프로스로 출국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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