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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목 석권은 글쎄…"
그러나 막상 선수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한 입 모아 "전종목 석권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빙상연맹 관계자 역시 "당연한 금메달은 없다. 전종목 석권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유가 있었다. 한국 독주를 온 몸으로 막아서는 견제 세력, 중국 때문이다. 중국은 과거 양양A, 왕멍 등을 앞세워 한국의 독주를 견제했다. 이번에도 여자 500m 세계랭킹 3위 판커신 등을 앞세워 한국 견제에 나섰다. 문제는 실력이 아니라는 점. 중국이 내민 가로막기 카드는 바로 '나쁜 손'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레이스가 끝난 뒤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 끝에 판커신은 물론, 심석희에게도 실격을 선언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심판진에게 문의한 결과 마지막 코너에서 판커신을 뒤에서 인코스로 추월하려던 심석희의 동작이 반칙인지 여부를 놓고 비디오 판독을 했다. 이 과정에서 심석희의 동작이 반칙이라는 판정을 내렸고, 더불어 위험한 반칙을 한 판커신도 실격을 줬다"고 전했다.
심석희는 경기 뒤 "판커신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있었는데 그 부분 때문에 서로 실격을 받은 상황이다. 중국의 견제를 충분히 대비하고 들어왔지만 그런 상황을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실 판커신의 나쁜 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000m 결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 판커신은 박승희(25)의 옷을 잡아채려는 동작을 했다. 다행히도 판커신의 손은 박승희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했지만, 잡혔다면 뒤로 넘어져 부상까지 입을 수 있는 큰 반칙이었다.
계속되는 중국의 나쁜 손. 그 덫에 걸린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너무나도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동시에 삿포로에서 노린 전 종목 석권의 꿈도 무산되고 말았다. 아쉬운 하루였다.
삿포로(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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