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셈법이 복잡하다.
2선의 변수가 커졌다. 손흥민(토트넘)의 경고누적 결장,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의 부진, 이재성(전북 현대)의 부상으로 구멍이 뚫렸다. 최근 부상서 회복한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도 불안하다. 슈틸리케 감독도 확신이 서지 않는 모습을 드러냈다. 기성용 부재시 대안으로 김보경(전북 현대)을 꼽았지만 구체적인 구상은 애매모호하다.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중국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답은 명확하다. 승리를 잡기 위한 선결과제인 골을 책임질 최전방 킬러 활용의 중요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김신욱(전북 현대) 이정협(부산) 황희찬(잘츠부르크)이다. 김신욱은 포스트플레이에 능한 타깃맨, 이정협은 폭넓은 움직임으로 2선 찬스를 만들고 상대 수비라인을 압박하는 수비형 공격수, 황희찬은 뛰어난 피지컬을 앞세운 돌파형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세 명의 공격수는 각각 다른 장점을 갖고 있다"고 짚었다.
관건은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슈틸리케 감독은 명단 발표 당시 '점유율 축구'를 강조하며 전술 변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치른 2018년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5경기를 들여다보면 이정협이 선발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16일 현재까지 부산이 치른 K리그 챌린지(2부리그) 2경기서 모두 골맛을 보는 등 컨디션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A대표팀의 2선 공격 자체가 약화된 상황에서 과연 이정협의 활용도가 큰 지에 대한 의문은 지울 수 없다. 이정협이 기존 틀을 깨고 득점에 집중하는 움직임으로 바뀔 수도 있으나 슈틸리케호에서 그동안 맡아온 역할을 감안하면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김신욱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군사훈련 탓에 동계 훈련량이 적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에는 K리그 개막전부터 선발로 나서며 완벽히 다진 컨디션을 증명하고 있다. 강점은 역시 제공권 장악 능력이다. 1m96의 큰 키는 상대 수비진에게 위압감을 주기 충분한 무기다. 김신욱이 헤딩 뿐만 아니라 발재간에도 능한 공격수라는 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김신욱 활용이 되려 중원을 생략한 단조로운 플레이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북과 달리 발을 맞출 시간이 짧은 A대표팀의 특성도 단점이다.
황희찬은 최근 팀내 경쟁 상황이 호전되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다. 과감한 돌파와 몸싸움 능력, 강력한 슈팅 등 호쾌한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팀내 경쟁자였던 조나탄 소리아노가 이적하면서 기회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경기 감각이 완벽한 수준이라고 보기 힘든 만큼 대표팀 합류 뒤 움직임에 따라 기용법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검증의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세 명의 공격수는 18~19일 각각 소속팀 경기 일정을 마친 뒤 A대표팀에 합류한다. 세 선수 모두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을 '한방'을 꿈꾸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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