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호는 계속 진화중이다.
27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대회 2차전, 신 감독이 변화를 꾀했다. 온두라스전에서 역삼각형으로 뒀던 2선을 삼각형 형태로 돌렸다. 아프리카 강팀 잠비아의 공격을 염두에 두고 한찬희 이상헌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했다. 꼭지점엔 이진현이 섰다. 최전방은 이승우 조영욱 백승호로 변함 없었다.
수비라인엔 변화가 있었다. 왼쪽 풀백이었던 우찬양을 센터백으로, 신찬우가 그 자릴 대신했다.
신 감독이 빠른 결단을 내렸다. 전반 23분 신찬우를 빼고 우찬양을 원위치로 돌렸다. 그리고 중앙 수비수 정태욱을 투입, 최정예 구성으로 나섰다.
무게중심이 돌아왔다. 전반 27분 우찬양-조영욱을 거친 공을 잡은 이승우가 문전 왼쪽까지 달려가서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이어 조영욱이 아크 정면서 오른발로 골을 노렸지만 옆으로 빗겨났다.
골 맛을 봤다. 전반 31분 우찬양이 상대 공격을 차단, 크로스를 했다. 공은 뛰어들던 백승호앞으로 흘러갔고 백승호가 오른발로 차 넣었다. 한국이 1-0 리드를 쥐었다.
그러나 불과 2분 뒤 왼쪽 측면에서 넘어온 잠비아의 프리킥이 칠루피아의 등을 맞고 골키퍼 송범근 키를 넘어갔다. 골라인을 넘겼다. 1-1 동점이 됐다.
신 감독은 발 빠른 잠비아 공격수를 의식, 공격시 세 명의 수비수를 한국 진영에 머물게 한 뒤 2선을 활용해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적중했다. 수비수 정태욱이 공을 끊었고, 이진현이 오른쪽으로 뽑아낸 패스를 백승호가 잡고 달렸다. 문전으로 쇄도하는 이승우에게 연결, 이승우가 오른발로 차 넣으며 2-1로 역전했다.
신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조영욱을 빼고 하승운을 투입했다. 잠비아가 수비를 두텁게 다지자 한국은 볼을 점유했다.
잠비아가 슬슬 라인을 올리는 시점. 또 한 방 터뜨렸다. 후반 23분 이진현이 찔러준 패스를 잡은 이승우, 아크 정면에서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절묘하게 찍어 찼다.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 32분엔 교체로 투입된 하승운과 임민혁이 네 번째 골을 합작했다.
'가상 기니' 아프리카 최강 잠비아를 상대로 거둔 4대1 승리, 그 속엔 신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술이 녹아있었다.
천안=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