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만의 치욕이다.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가 '역대 최다 점수차 패배'라는 오명을 썼다. 울산은 22일 광양축구전용구장서 펼쳐진 전남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6라운드에서 0대5로 참패했다. 전반전에 페널티킥을 헌납하며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에는 4실점을 하면서 무너졌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얼굴을 감싸쥔 채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벤치의 김도훈 울산 감독 역시 침통한 표정을 풀지 못했다.
울산이 5골차 패배를 당한 것은 국내 리그와 컵대회, FA컵 뿐만 아니라 국제대회를 통틀어도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 10월 1일 치른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아시아클럽챔피언십(아시아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이하 ACL) 전신 동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에서 1대5로 패한 게 최초였다. 이후 수원 삼성(1998년·리그컵), 부산 대우(1999년·정규리그), 대전 시티즌(2001년·리그컵), 안양LG(2001년·정규리그), 포항(2015년·K리그 클래식)에서 각각 0대4로 패하는 등 '4'에 기록이 고정되어 있었다.
5실점을 하며 패한 경기도 많다. 가시마전에 앞선 1996년 정규리그에서는 8월 18일 천안 일화전에서 4대5, 9월 21일 전북 현대전에서 3대5로 참패를 당했다. 1997년엔 가시마전 나흘 뒤인 10월 5일 전북 현대전에서 4대5로 패했다. 2004년 FA컵 8강에서 부산에 1대5로 참패한 뒤 한동안 잊혀졌던 5실점 악몽은 2013년 6월 23일 K리그 클래식 대구FC전 3대5 패배로 다시 살아났다. 총 5차례의 5실점 패배가 존재했으나 모두 득점이 이뤄졌다.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패한 전남전은 이래서 더 뼈아프다.
흥미로운 점은 울산이 올해 '역대 최다 점수차 승리' 기록도 세웠다는 점이다. 울산은 지난 2월 28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브리즈번 로어(호주)와의 2017년 ACL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6대0으로 대승했다. 이날 승리는 울산의 첫 프로축구 출전이었던 1984년 수퍼리그 국민은행전, 2006년 8월 5일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A3챔피언십 2차전, 2006년 9월 13일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과의 ACL 8강 1차전에서 거둔 6대0 승리와 타이기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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