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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9.'
'레트로 매치'의 매개는 최순호 포항 감독과 '라이언 킹' 이동국(38·전북)이었다. 1999년 포항 2군 감독을 수행했던 최 감독은 "유니폼 색상이 좋지 않은가. 당시 고정운 박태하 이동국 등 전력이 좋았다.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면 팬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양팀에서 현역 선수로 레트로 매치를 상징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 이동국은 1998년 포항에서 프로에 데뷔해 포항 유니폼인 '시안블루'를 처음으로 입고 뛰었다.
'레트로 매치'의 마침표는 경기장이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1999년으로 돌아간 듯했다. 전주는 다음달 20일부터 한국에서 펼쳐질 20세 이하 월드컵 개막전을 포함한 개최 도시로 선정됐다. 이 때문에 전북은 올 시즌 클래식 개막전부터 월드컵경기장을 떠나 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를 치르고 있다. 전북은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전주종합운동장을 사용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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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최강희 전북 감독의 전술이 돋보였다. 포백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의 간격을 좁혀 포항의 주포 양동현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최소화시켰다. 또 풀백 자원인 김진수와 최철순 외에도 에델 정 혁 신형민 등 미드필더와의 협력 플레이로 오버래핑이 좋은 상대 윙백을 저지했다. 경기가 끝난 뒤 최 감독은 "우리는 포항이 잘하는 것을 못하게 만드는 데 절대적으로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날 경기는 중요한 경기였다. 리그 초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중요성을 강조했다. 리그에서 우승하려면 라이벌 팀간의 맞대결과 고비를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무실점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K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전북은 5승2무(승점 17)를 기록, 제주와의 승점차를 3점으로 벌렸다. 전북은 이번 시즌 전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네 차례 홈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같은 날, '군팀' 상주 상무는 시즌 홈 첫 승리를 거머쥐었다. 상주는 23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광주전에서 1대0으로 이겼다. 특히 상주는 지난 2013년 10월 13일 2대1로 승리한 이후 무려 1288일 만에 광주를 상대로 승리를 챙겼다.
전주=김진회, 상주=김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