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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해설위원 조성환?"
'경기에 뛰는 선수들이나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나 모두 동등하게 대해주세요.'-오반석
"밥 묵자." 2군 감독을 했던 조 감독은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들에 대한 마음을 누구 보다 잘 안다. 그에게는 스타 선수나, 백업 선수 모두 깨물면 아픈 열 손가락이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인 조 감독은 그렇게 살갑지 못하다. 선수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택한 방법이 '밥 번개'다. 훈련 후 특정 선수나 그룹을 지목해 식사를 제안한다. 형식적인 면담이 아닌 진솔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처음에 주뼛대던 신인 선수들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도 함께 밥을 먹다보면 조금씩 속내를 털어놓는다. 조 감독은 선수들의 진짜 고충을 알게됐다. 아는만큼 이를 풀어주기 위한 노력이 이어진다. 당연히 선수들도 조 감독에 대한 믿음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항상 선수들을 먼저 챙겨주세요.'-김원일
지난 3월 애들레이드 원정 때 일이다. 제주 구단은 모기업의 지원을 받아 선수단 좌석을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해줬다. 하지만 예약 문제로 모든 선수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는 없었다. 이 사실을 안 조 감독은 자청해 이코노미석으로 이동했다. 선수들을 위해서였다. 권위는 중요치 않다. 조 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조 감독은 절대 남 탓을 하지 않는다.
'훈련때 선수들보다 더 열정있게 하셔서 선수들이 안할 수가 없어요.'-박진포
조 감독 리더십의 특징은 솔선수범이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선수들을 깨우친다. 제주가 투쟁적인 팀으로 탈바꿈한 이유는 조 감독의 더러워진 유니폼에 답이 있다. 조 감독은 연습장에서 가장 뜨거운 남자다. 매 순간마다 몸을 날린다. 허투루 상황을 넘기는 법이 없다. 누구보다 열심히 뛴다. 당연히 선수들이 따라하지 않을 수 없다. 조 감독은 힘들어 하는 선수들에게 딱 한마디만 던진다. "이겨내, 잘하고 있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모든 구성원들을 웃으면서 챙겨주시는 분이에요.'-배일환
조 감독이 그토록 선수들에 강조하는 인성을 가르치기 위한 방법 역시 특별하다. 축구팀에는 선수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선수단 수송, 청소, 시설관리, 잔디관리, 식단관리 등 많은 지원스태프들이 있다. 조 감독은 이들을 세심하게 챙긴다. 외부행사를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돌아올 때마다 지원스태프를 위한 선물꾸러미를 빼놓지 않는다. 부득이한 이유로 그만두게 된 직원을 위해서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식당을 예약해주기도 했다. 일회성이 아니다. 늘 따뜻한 미소로 먼저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를 매일 지켜보는 선수단도 달라졌다. 제주는 그렇게 원팀이 됐다. 리더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하나됨의 힘. 제주 선전의 가장 큰 원동력임이 틀림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