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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에게 유럽챔피언스리그(UCL)는 클럽을 지탱시키는 힘이었다.
아스널이 4위의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아스널은 1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에미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홈경기에서 알렉시스 산체스의 2골에 힘입어 2대0으로 승리했다. 승점 72점을 확보한 5위 아스널은 4위 리버풀(승점 73점)에 승점 1점차로 따라붙었다. 최종 38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4위 확보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아스널은 시즌 막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변화에 인색한 벵거 감독은 스리백이라는 깜짝 카드를 도입하며 팀을 바꿨다. 아스널 특유의 스타일은 사라졌지만, 전술 변화 후 6승1패다. 팀의 축이었던 산체스와 메주트 외질의 공존 문제도 해결했다. 이날 선덜랜드전에서 산체스는 2골을 넣었고, 외질은 무려 12번의 키패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황은 쉽지 않다. UCL 진출권 팀 중 가장 험난한 대진이다. 3위 맨시티(승점 75)는 16위 왓포드와 원정경기를, 4위 리버풀은 홈에서 최하위 미들즈브러를 만난다. 왓포드와 미들즈브러 모두 동기부여가 약한데다, 전력차가 크다. 하지만 아스널은 7위 에버턴과 격돌한다. 아스널은 지난해 12월 에버턴과의 첫번째 맞대결에서도 1대2로 패한 바 있다. 에버턴은 현재 득점선두인 로멜루 루카쿠(24골)의 득점왕 여부도 달려 있어 득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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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되는 가장 큰 후유증은 역시 벵거 감독의 거취다. 선덜랜드전, 에미리트 스타디움 군데군데 빈좌석이 보였다.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지만 팬들은 힘을 실어주기 보다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잠잠해지는 듯 했던 '벵거 감독 퇴진'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였다. 만약 4위에 실패할 경우, 그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 지금까지 벵거 감독을 지지해온 팬들마저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문제는 UCL 진출 실패 시 적자가 커질 것이라는데 있다. 아스널 운영진 입장에서는 UCL 진출시 보다 실패시 벵거 감독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벵거 감독은 적은 금액으로 스쿼드를 유지하는데 최적화된 인물이다. 팬들과 운영진의 상반된 의견은 엄청난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누가 이겨도 상처밖에 남지 않을 갈등이다.
과연 아스널은 4위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마지막 라운드에 그 답이 나온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