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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 도안!"
일본은 1승1무1패로 이탈리아와 동률이었지만 골득실에서 2골 밀리며 조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에이스' 도안의 분투는 헛되지 않았다. 일본은 A조 3위 아르헨티나(1승2패, 승점3)를 승점으로, B조 3위 독일(1승1무1패, 승점4)을 골득실로 누르며 남은 E, F조 결과와 관계없이 극적으로 16강행을 확정했다. 우치야마 아츠시 일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도안의 2골이 우리를 16강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전반 3분, 7분 잇달아 이탈리아에 2실점할 때만 해도 16강행이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일본에는 도안이 있었다. 전반 22분 만회골, 후반 5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패배를 무승부로 돌려놓았다. 남아공과의 개막전에서 1-1의 스코어를 2대1 승리로 바꿔놓은 것도 도안이었다. 후반 '15세 신성' 구보 다케후사의 패스를 역전골로 연결했다. 돌이켜보면 조별예선 1승1무1패 중 '승점 4점'을 모두 책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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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는 지난 2월 도안에 대한 특별 인터뷰를 통해 '도안이 초등학교 시절축구팀 감독으로부터 디에고 마라도나의 DVD를 선물받은 후 영감을 받고 축구선수의 길에 들어섰다'고 썼다. 감바 오사카 유스 출신인 도안은 프로 3년차인 올해 8경기에 나서 3골을 터뜨렸다. 그의 롤모델은 감바 오사카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37세 일본 대표팀 레전드 엔도 야스히로다. 감바의 주장이자 1999년 20세 월드컵 준우승 멤버, 대선배 엔도를 보며 대표팀, 월드컵의 꿈을 키워왔다.
경기후 믹스트존엔 도안과의 인터뷰를 위해 30여 명의 일본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팀 간판 공격수 오가와가 부상 이탈한 위기 속에 멀티골로 기적같은 16강을 일궈낸 도안을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도안은 "너무 다행이다, 너무 다행이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만회골, 동점골의 순간을 떠올렸다. "첫번째 골은 엔도가 워낙 좋은 패스를 줬다. 나는 최대한 다리를 뻗어 넣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두번째 골에 대해서는 "그저 내 특징을 살렸을 뿐이다. 골로 연결됐으니 잘된 것"이라며 웃었다. 동점골을 넣은 후 도안은 룸메이트이자 절친인 오가와의 유니폼을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로 '원팀 정신'을 증명했다. "우리는 동료로서 여기까지 함께 싸워왔기 때문에 그라운드 위에서 오가와와 함께 한다고 생각했다. 오가와 몫까지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실력과 멘탈을 두루 갖춘 될성부른 19세 축구 신성은 20세 이하 월드컵의 '낭중지추'다. 도안은 "16강 이후 힘든 경기가 계속될 것이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천안=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