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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론 끝에 도달한 종착역은 신태용 감독이었다.
신 감독의 등장. 그 배경에는 한국 축구의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8경기에서 승점 13을 쌓으며 A조 2위에 랭크됐다.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근소하게 앞섰다. 남은 기회는 오직 두 번. 한국은 이란(8월31일, 홈), 우즈베키스탄(9월5일, 원정)과 격돌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전이 단두대 매치가 될 수도 있다.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린 두 경기.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는 것이 중요했다. 신 감독은 가장 최근까지 A대표팀에 몸담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호곤 위원장은 "선수들의 능력은 충분하다. 그들이 기량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하다"며 "신 감독은 A대표팀에서 코치 생활을 한 만큼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최근 2년 동안 연령별 메이저 대회를 연달아 경험했다. 그는 2015년 2월, 고(故) 이광종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23세 이하(U-23) 감독을 역임했다.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2016년 브라질올림픽에 참가, 8강 진출에 성공했다. 2016년 11월에는 안익수 감독의 뒤를 이어 U-20 사령탑에 올랐다. 그는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출전해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겹겹이 쌓인 경험. 기술위원들은 이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 김호곤 위원장은 "신 감독은 리우올림픽과 U-20 월드컵 등 중요한 대회를 연달아 경험했다. 경기를 계속 치른 부분에 좋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서정원 위원 역시 "신 감독이 큰 대회를 통해 얻은 것이 많다"고 평가했다.
소통, 신태용 감독의 장기
감독 선임까지 치열한 논의와 검증이 이뤄졌다. 김병지 위원은 "몇몇 후보군을 두고 그동안의 성적, 축구 철학, 전술운용 등을 세부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가장 으뜸이 된 것은 소통 능력이다.
김호곤 위원장은 "현재 한국 축구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이라고 생각했다. 나 역시 오랜 시간 일선에 있었다. 기술위원들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신 감독이 빠른 시일 안에 선수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자타공인 소통 달인이다. 스스로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잘 융화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나는 계속해서 그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 실제 신 감독은 개성 넘치는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 원팀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