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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MVP' 이재성(25·전북)이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를 결정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도 이재성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돕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최 감독은 "앞으로도 큰 팀이나 큰 무대로 나아가면 지금보다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요소인 노력과 인성을 다 갖추고 있다. 앞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며 "이재성의 미래를 만들어주고 싶다. 잘 의논을 해서 좋은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예상대로 러브콜이 밀려왔다. 유럽이 아니었다. 중국과 중동이었다. 그러나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중국 슈퍼리그 이적은 제약이 많았다. 자국 선수 보호를 위한 외국인 선수 출전 규정 때문이었다. 특히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하는 팀만 아시아쿼터를 보유할 수 있고 아시아쿼터로 영입된 선수는 ACL만 뛸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조건이더라도 출전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불안 요소가 적지 않았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도 그렇지만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았다. 이재성은 이제 막 시즌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통상 1월 동계 전지훈련 기간 몸을 만들고 2월 실전감각을 끌어올린 뒤 3월 새 시즌을 시작하는 패턴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지난달 중순 시즌이 끝났지만 동아시안컵 차출로 12월 중순까지 시즌이 계속됐다. 뒤늦게 휴식을 취해야 할 때 이적한다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후반기에 돌입하는 중동에서 이재성이 즉시 전력으로 뛰어줘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이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게 될 경우 더 큰 그림이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아무리 신태용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2선 공격수라고 할지라도 만에 하나 출전 기회가 들쭉날쭉할 경우 러시아월드컵 출전의 꿈이 물거품 될 수 있었다. 결국 이재성은 전북에서 6개월을 더 뛰고 해외진출 시점을 월드컵 이후로 잡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이에 따라 이재성은 전북과 재계약 협상에 돌입했다. 2018년까지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상황에서 이재성의 대리인과 전북 관계자가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계약기간은 남은 1년에다 2년(1+1)을 더 연장할 것이 유력하다. 내년 여름 이재성이 해외진출을 추진할 경우 전북도 이적에 따른 합당한 몸값을 챙겨야 한다. 연봉도 선수들 중에서 인상폭이 가장 클 전망이다. 이재성은 2017년 K리그 연봉 톱 5에 이름을 올렸다. 8억4450만원이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