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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멋진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당초 베트남의 열세가 점쳐지는 경기였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 유일의 전승팀이었다. 베트남은 8강에서 이라크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을 펼쳤다. 체력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박 감독은 전반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내내 보여준 특유의 기동력이 실종된 모습이었다. 결국 전반 선제골을 내줬다. 39분 아크람 아피프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박 감독의 매직이 꿈틀거렸다. 후반 시작과 함께 에이스 콩푸엉을 뺐다. 대신 활동량이 좋은 둑친을 투입했다. 이어 수비를 줄이고 공격력이 좋은 홍두이를 넣었다. 적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적극적으로 변신한 베트남은 카타르를 흔들기 시작했다. 카타르는 당황했다. 박 감독의 승부수는 24분 동점골로 결실을 맺었다. 쾅하이가 카타르 수비의 혼란을 틈타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연장은 팽팽하게 진행됐다. 카타르가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베트남의 수비는 필사적이었다. 체력이 떨어졌지만, 집중력까지 떨어지지는 않았다. 결국 베트남은 또 한번 승부차기까지 승부를 끌고갔다. 승부차기 역시 치열했다. 베트남은 첫번째 키커 톼하이가, 카타르는 두번째 키커 아흐메드 두자네흐가 실축했다.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베트남의 골키퍼 티엔덩이 카타르의 술탄 알부라케의 슈팅을 막아냈고, 마지막 키커로 나선 반탄이 카타르의 골망을 흔들며, 120분간의 혈전은 베트남의 결승행으로 마무리됐다.
박 감독의 매직과 베트남 선수들의 투혼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승리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