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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모자랄게 뭐 있나. 충분한 시간이다."
이미 능력을 인정받은 김 감독이지만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이란 자리는 그에게도 분명 도전이다. 프로에서의 성공이 U-23 대표팀으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 코치를 제외하면 그의 경력은 줄곧 프로에 머물러 있었다. 각팀에 흩어진 선수들을 불러모아 한정된 시간동안 훈련하고 매 경기가 시험대인 대표팀 상황은 낯선 환경이다. '아들 뻘'인 선수들과의 소통 능력도 마찬가지. 타협이 없는 김 감독의 지도 스타일이 개성을 중시하는 대표팀과 어우러질 지도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이견은 없다. 부임하는 팀마다 단기간에 조직력을 끌어 올리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온 김 감독의 스타일이 대표팀에 최적화 되어 있다는 기대감이 우려의 시선을 압도한다. 선수 각각의 특성을 파악해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용병술과 '밀당(밀고 당기기)'을 통해 선수 능력의 최대치를 이끌어내는 동기부여 능력도 최상급이다. 특히 전매특허인 '체력훈련'의 효과 역시 대부분의 선수들이 인정할만큼 큰 효과를 봤다는 점에서 김 감독이 U-23 대표팀에서 만들어낼 색깔에 대한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여유가 묻어나는 말과 달리 몸은 바쁘게 움직였다. 김 감독은 부임하기 무섭게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수원 삼성-전남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개막전을 참관했다. "중책을 맡았는데 허투루 보낼 시간이 어디 있나." 승부사 김학범의 새판짜기가 시작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