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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W 코앞 K리그1 유료관중 8.9% 감소, 위기의식이 필요하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8-05-16 05:55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한국 축구의 근간인 프로축구 K리그가 위태롭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해임에도 K리그 현장엔 '손님'이 불지 않고 있다. 관중이 많은 편인 FC서울과 전북 현대도 매치업 상대가 나쁠 때는 평균 관중이 1만명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시장 규모가 열악한 지방 시도민구단의 경우는 홈 경기 때 텅빈 좌석이 TV 생중계 화면을 통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게다가 도민구단 강원FC에선 모범을 보여할 조태룡 대표이사가 구단 마케팅으로 획득한 항공권을 사적으로 사용해 물의를 빚어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 전문가는 "구단 고위층이 도덕적 해이까지 더해 K리그 브랜드와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스포츠 마케팅 측면에서 관중은 콘텐츠의 우열을 가리는 첫번째 지표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유료 관중의 중요성은 여러 말이 필요없다. 무료 초청 관중과 뻥튀기 집계가 K리그 시장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지난 30년의 집계로 확인이 됐다. 오히려 약화가 양화를 구축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8시즌을 앞두고 유료 관중만 집계해 발표하는 결정을 내렸다. 돈을 내고 K리그 경기를 관전하는 관중을 지속적으로 늘리자는 취지였다. 유료 관중만이 K리그의 진정한 가치를 높이고 또 스포츠 산업으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된다고 판단했다.

K리그1(1부) 12팀의 이번 2018시즌 평균 관중을 살펴봤다. 13라운드를 마친 현재 K리그1 평균 유료 관중은 5417명이다. 2017시즌 동일 라운드 평균 유료 관중(5946명) 보다 529명(약 8.9%)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K리그1의 관중 흥행이 좋지 않았던 걸 감안할 때 올해 수치는 K리그 구단들에 큰 경각심을 던져주고 있다. K리그 열기가 달아올랐던 2002시즌 평균 관중은 1만4651명이었다. 이 수치는 프로축구 출범 원년이었던 1983년의 2만974명(당시 총 40경기)에 이어 역대 최다였다. 그랬던 K리그 관중 흥행은 관중 거품을 뺀 2012년 집계부터 1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의 민낯을 드러내고 재도약해야 알찬 리그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구단별로 이번 시즌 평균 관중을 살펴보면 평균을 밑도는 구단들(7팀)과 지난해 동일 라운드 보다 준 구단들(9팀)이 수두룩했다. 주로 하루살기 급급한 도시민구단들이 관중몰이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주 상무(1051명) 강원(1902명)이 평균 관중 2000명을 넘기지 못했다. 제주(2493명) 경남(2496명) 대구(2744명)는 2000명대에 머물렀다. 기업구단 제주 유나이티드는 지난해(2755명) 보다 평균 관중이 줄었다. 서울(1만2487명)과 전북(1만1489명) 두 구단만 평균 관중 1만명을 넘겼다. 서울의 경우 이번 시즌 초반 성적 부진까지 더해 평균 관중이 4000명 정도 줄었다. 반면 전북은 지난 시즌(8720명) 보다 2700여명 평균 관중이 늘었다.

지방 구단들은 관중 유인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방 경기가 안 좋다. 날씨도 도와주지 않았다. 유료 관중만 발표하니까 아무래도 수치가 준 측면도 있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K리그 구단들에 팀 경기력 향상 이상으로 관중 유인에 더 많은 구단 인력을 투입할 것을 주문한다. LA갤럭시 경우 MLS(메이저리그사커) 초창기 구단 사무실에 전화 상담원을 대거 배치해 입장권 판매를 시도해 큰 실적을 올리기도 했었다. LA갤럭시는 "입장권을 팔아야만 구단이 살 수 있다"는 확실한 목표를 갖고 있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K리그 구단들도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 이상으로 입장권을 더 팔아서 관중석을 채우는 쪽으로 구단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관중이 경기장으로 더 많이 모여야만 그 다음 마케팅 활동이 가능하다. 지금의 관중 동원력으로는 K리그 콘텐츠의 파급력이 떨어진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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