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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부상 병동' 전남, 그래도 무시 못한 '경력의 힘'

기사입력 2018-07-25 21:34



경험의 승리였다.

전남 드래곤즈는 25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18년 KEB하나은행 FA컵 32강전에서 후반 3분에 터진 마쎄도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이겼다. 전남은 FA컵 32강전이지만, 비교적 1군 선수들을 많이 투입시켰다. 포항은 주로 R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거 투입했다. 그러나 끝내 전남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로써 전남이 16강에 올랐다.

두 팀은 컵 대회에서 다른 선택을 했다. 전남은 최근 부상 선수들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 팀 주축인 김영욱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10일 이상 결장이 예상된다. 최근 컨디션이 좋았던 공격수 허용준도 지난 경기에서 발목을 다쳤다. 2~3주 정도 나오지 못하게 됐다. 유상철 전남 감독은 "이상하게 부상 선수들이 많다. 경기력이 좋아지는 선수들이 다쳐서 전력을 구상하기 어렵다. 후보 쪽에서도 부상자가 많아서 어쩔 수 없이 1군 선수들을 많이 냈다. 부상자가 없이 경기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항은 알레망, 이후권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선수들이 2군급이었다. 그동안 같은 라인업을 가동해온 포항이기에 휴식이 필요했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7월 경기를 주축 선수들로 다 채웠다. 휴식할 때가 됐다. 체력적인 문제가 가장 중요하. 로테이션을 할 시기다"라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평가할 수 있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체력적, 기술적, 전술적으로 많이 성장한 선수들이다"라고 했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5경기 이하로 뛴 선수들이 7명이나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 감독이 우려한 부분이기도 했다. 유 감독은 "상대 선수들이 모두 젊다. 아무래도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의욕적으로 할 것이다. 거칠게 하다 보면 또 부상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포항의 젊은 선수들은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 붙였다. 전방부터 압박했고, 중앙과 측면을 고르게 활용했다. 번뜩이는 패스도 나왔다. 최전방 공격수 이래준은 끊임 없이 수비 라인을 파고 들었다. 오히려 전반전에는 포항이 경기를 주도했다.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

전남은 후반전 시작부터 변화를 줬다. 선발 출전했던 윤동민 대신 마쎄도를 투입했다. 답답한 공격을 풀어가기 위함이었다. 효과가 곧바로 나타났다. 후반 3분 전남이 중앙에서 포항의 공을 차단했다. 공을 잡은 마쎄도가 질주했다. 페널티박스 왼쪽을 파고 들었다. 알레망을 가볍게 제친 뒤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전남의 선제골이 터졌다.

포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실점한 뒤에 계속해서 날카로운 패스를 투입했다. 후반 32분에는 이진현과 이근호를 투입하면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새로 영입한 측면 수비수 떼이세이라도 부지런히 움직였다. 후반전에는 공격수로 나서면서 여러 차례 골을 노렸다. 하지만 전남은 끝까지 지켜냈다. 부상 선수 없이 '경험'의 우위를 보여줬다.
포항=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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