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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이었다.
2016년이었다. 축구인생의 첫 전환을 맞았다. '전천후 선수'로 다시 태어났다. 중앙대 2학년 시절 1년 선배 김문환(23·부산)과 함께 투톱 공격수로 활약하던 조유민은 최덕주 중앙대 감독의 권유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최 감독은 "유민이는 남다른 골 감각을 보이던 선수였다. 다만 유민이가 '프로에 가면 스트라이커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미드필더와 수비수로 뛰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워낙 빌드업과 헤딩력이 좋아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으로 활용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런 자질이 없었다면 주문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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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프로가 되자 운이 트였다. K리그 규정 덕을 톡톡히 봤다. K리그 2부 리그에 적용되는 22세 이하(U-22) 선수 의무 출전 규정이다. 지난 3월부터 김 감독은 조유민을 꾸준하게 중용했다. 지난달 1일 아시안게임대표팀 소집 전까지 6개월간 17경기를 뛰었다. 김 감독은 "U-22 의무 출전 규정이 없었더라도 유민이는 주전 센터백으로 뛰었을 것이다. 그만큼 자질을 갖춘 선수"라고 칭찬했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이다. 김학범 감독은 8강전을 제외하고 나머지 경기에 조유민을 활용했다. 포백 전환시 '괴물' 김민재(전북)의 파트너로 기술이 좋은 황현수(서울)보다 조유민을 더 높게 평가했다.
모든 지도자들은 조유민을 향해 한 목소리를 낸다. "정말 성실한 선수"라고 말이다. 최 감독은 "대학교에서 3년간 지도했는데 유민이는 그라운드에서 온몸을 불사른다. 근성도 있고 승부욕도 강하다. 모든 플레이에 열정적으로 임한다"고 극찬했다. 김 감독 역시 "그야말로 '헌신의 아이콘'이다. 이런 면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멀티 능력도 장점이지만 성실함은 국내 어느 선수에게도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엄지를 세웠다.
일단 '무명' 딱지를 뗐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병역면제도 받았다. 그 앞에는 탄탄대로가 놓여있다. 한국축구가 흙 속에서 발견한 보배, 조유민이 달리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