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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전북 감독(59)은 매 시즌 개막 전 명확한 목표를 세운다. 확고한 지향점이 없으면 팀이 흔들리기 마련이란 소신이다. 이후 언론을 통해 목표를 공개한다. 선수들에 대한 목표 제시인 동시에 팬들에게 던지는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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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뛰어온 전북, 또 하나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스플릿시스템 가동 전 조기우승 확정이다. 2013년 스플릿시스템 시행 이후 K리그가 천국과 지옥, 두 세상으로 나뉘기 전 자력우승을 확정 지은 사례는 없었다.
전북은 K리그 자력우승에 승점 9점만 남겨둔 상태다. 26일 전남전 승리로 승점 70 고지에 오르며 2위 경남과의 승점 차를 무려 16점으로 벌렸다. 공교롭게도 스플릿시스템 돌입 전 남은 경기는 3경기. '매직넘버 -9'를 완성하기 위한 무대는 마련됐다. 카운트다운의 스타트는 29일 강원과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31라운드에서 끊는다. 최 감독은 "(2위 경남보다) 승점에서 많이 앞서가고 있다. 그러나 선수들은 방심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조기우승이 아니라 무조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재 공격진의 파괴력이 떨어졌다. 강원전이 큰 고비가 될 것이다. 지난 수원과의 ACL 8강 2차전으로 인해 체력이 좋지 않다. 강원전만 승리한다면 조기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대부분 전북이 K리그 세 번째 별을 달았던 2014년에 대기록을 썼다. 최다승(24승), 최다승점(81점), 최소패(5패), 최소실점(22실점)이다. 최다골은 2017년 73골이었다.
현실적으로 최다승, 최다승점, 최다골, 최소패는 경신 가능성이 높다. 전북은 27일 현재 22승을 기록 중이다. 최다승 타이까지 2승 남았다. 조기우승을 달성하면 최다승도 자연스럽게 새로 쓰게 된다. 최다승점에도 11점으로 다가섰다. 남은 경기는 8경기. 조기우승 이후 승점 3점만 보태면 최다승점이 가능하다.
최다골에는 13골이 모자란다. 그러나 올 시즌 전북은 경기당 평균 2골을 기록했다. 홈 14경기에서 26골, 원정 16경기에서 34골을 넣었다. 특히 스플릿 A에서 만나게 될 팀들과 정규리그에서 2~3차례 맞붙어 최소 4골 이상씩 넣었다. 특히 경남, 울산과는 각각 3경기, 2경기를 치르면서 나란히 7골을 폭발시켰다.
최소패는 약간 불안하긴 하다. 남은 8경기에서 한 경기도 패하지 않아야 대기록을 이룰 수 있다. 시즌 최소패 기록을 갖는다는 건 공격력 못지 않게 수비력도 최고였다는 점을 방증하는 지표다. 전북은 그야말로 '난공불락', '독보적'인 팀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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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는 33경기를 치른 뒤 상하위 그룹으로 양분된다. 1~6위가 스플릿 A에서 우승경쟁, 7~12위가 스플릿 B에서 강등경쟁을 펼치게 된다.
현 시점에서 스플릿 A에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딱 하나, 6위 뿐이다. 강원(승점 38), 대구(승점 36), 제주(승점 35), 서울(승점 34), 4개 팀이 경쟁중이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팀이 막차를 탈 가능성이 높다. 강원은 울상이다. 전북과 맞붙는다. 제주는 남다른 결의에 차 있다. 오는 29일 전남전에서 최근 15경기 연속 무승 탈출 신호탄을 쏘는 반전 드라마를 꿈꾸고 있다. 반면 최근 5경기에서 4승1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대구는 30일 포항 원정을 떠난다. 7경기 연속 무승 속에 창단 A그룹 탈락이란 벼랑 끝에 몰린 서울은 30일 상주를 상암벌로 불러들인다. 전남과 꼴찌 싸움을 펼치고 있는 인천은 30일 2위 경남을 홈으로 초대해 힘겨운 승점 쌓기에 도전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