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죽음의 조 인정' 정정용 감독 "이강인+정우영 뽑고 싶다"

기사입력 2019-03-05 15:02


정정용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목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이강인과 정우영을 꼭 뽑고 싶습니다."

정정용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이 목소리에 힘을 줬다. '리틀 월드컵'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이 불과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수단을 이끄는 정 감독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낮에는 18세 이하(U-18) 대표팀을 훈련시키고, 오후에는 U-20 월드컵 분석 및 전술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달 폴란드에서 열린 U-20 월드컵 조추첨식을 마친 뒤 곧바로 목포축구센터로 달려온 이유다. 현재 그는 20세 대표팀은 물론이고 18세, 19세 감독도 겸하고 있다.

'쉴 틈 없는' 죽음의 조

5일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만난 정 감독은 오전부터 매우 분주했다. "오전에는 U-18 선수들 훈련하고, 오후에는 연습경기가 있어요. U-18 선수들도 아시아챔피언십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절대 소홀히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정 감독의 머릿속을 가장 많이 채우고 있는 문제는 단연 U-20 월드컵이다. 한국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정 감독은 코칭스태프 인선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대회 연속 출전. 하지만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한국은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와 한 조에 묶였다. 정 감독의 분석은 냉정했다. "물론 어느 팀도 만만한 조는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쉬어갈 틈이 없는' 조예요. 포르투갈은 '황금세대'로 불릴 만큼 좋아요. 지난해 열린 유럽축구연맹 U-19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어요. 오랜 시간 조직력을 맞춰왔기에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어요. 아르헨티나의 개인 기량은 말할 것도 없고요. 남아공은 아프리카 스타일에 유럽 스타일을 접목한 형태에요. 복병이죠. 우리가 죽음의 조인 것은 인정합니다."

최상의 카드, 이강인 정우영 필요하다

발걸음이 바쁘다. 정 감독은 11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선수단을 소집해 일주일 가량 손발을 맞춘 뒤 스페인으로 건너간다. 현지에서 프랑스 등과 두 차례 연습경기를 하며 전술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가장 중요한 선수 구성에 고민이 많다. 특히 이강인(발렌시아·스페인) 정우영(바이에른 뮌헨·독일) 김정민(리퍼링·오스트리아) 등 해외파 선수 차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선수 차출 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 및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의 레이더망에도 포함돼 있다. 구단 설득은 물론이고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가 경기했던 것을 보면 스리백이든 파이브백이든 수비를 성공한 뒤 곧바로 상대에게 볼을 빼앗겼어요. 핵심 자원이 있으면 볼을 소유하고, 앞으로 연결할 수 있어요. 축구는 피지컬, 멘탈 등 여러 부분을 고민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면만 봤을 때는 이강인 등 몇몇 선수들의 테크닉이 좋아요. 해외파 선수들이 합류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플랜A로 준비하고 있어요. 당연히 플랜B도 준비하고 있지만, 우리는 최상의 카드를 뽑아야 해요."

정 감독은 10년 넘게 연령별 대표팀에 몸담고 있다. 될 성 부른 나무에서 에이스로 성장한 선수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아픈 손가락도 있다. 그렇기에 정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U-20 월드컵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저도 그렇지만, 선수들도 메이저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아요. 두 번 다시 없을지 몰라요. 선수시절을 돌아보면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반드시 고비가 있어요. 그걸 이겨낼 수 있는 승리 DNA는 우리 선수들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우리도 좋은 팀이라고 생각해요.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초심을 갖고 더욱 철저하게 준비해야죠. 할 수 있는 준비를 다 해서 후회 없도록 뛰겠습니다." 정 감독의 시계는 이미 5월을 향해 있다.

목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정정용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  목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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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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