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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3시간부터 분위기가 들썩였다.
팬들의 반응이 뜨거운 이유는 또 있었다. 빅리그를 누비던 거물 외인들의 맞대결을 보기 위해서다. 경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7시즌을 소화한 조던 머치와 인터밀란, 프랑크푸르트, 스포르팅리스본 등에서 뛴 룩 카스타이노스를 영입했다. 커리어면에서는 역대급 외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산둥에는 마루앙 펠라이니와 그라치아노 펠레가 포진했다. 펠라이니는 설명이 필요없다. 에버턴, 맨유에서 뛴 슈퍼스타다. EPL에서 354경기를 소화하며 55골을 넣었다. 거액을 받고 중국에 새 둥지를 틀었다. 펠레는 이탈리아 대표팀 원톱 출신이다.
경기 전부터 양 팀 외인의 맞대결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종부 감독이 불을 붙였다. 김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산둥에 펠라이니가 있다면 경남에는 조던이 있다"고 했다. 개막전에서 한 수위의 기량을 보인 조던에 무한 신뢰를 보냈다. 김 감독은 조던은 선발 명단에 올렸고, 룩을 벤치에 대기시켰다. 리 샤오펑 산둥 감독은 펠라이니-펠레를 모두 투입시켰다.
룩의 투입으로 무게감이 더해진 경남은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14분 네게바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걸리자 우주성이 슬라이딩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경남의 ACL 첫 골이었다. 기세가 오른 경남은 후반 20분 기어코 승부를 뒤집었다. 룩이 왼쪽을 돌파하며 올려준 볼을 김승준이 감각적인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경남은 조던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오고, 룩의 슈팅이 아쉽게 빗나가는 등 산둥을 두드렸다. 하지만 산둥의 펠레는 32분 멋진 터닝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경기는 2대2로 마무리됐고, 거물외인의 대결도 무승부로 끝이 났다.
한편, 역시 창단 첫 ACL 나들이에 나선 대구FC도 승리를 따냈다. 대구는 호주 멜버른 아미파크에서 열린 멜버른 빅토리와의 ACL F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세징야-황순민-에드가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3대1로 승리했다.
창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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