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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호재가 없었다.
K리그에서 가장 잠잠한 경기장으로 불리는 창원축구센터에도 6018명, 상주시민운동장에도 5372명이 들어섰다. 6경기 경기당 평균 관중 1만3226명으로, 지난해 대비 44.7%가 증가한 수치다.
매년 개막 라운드에 많은 관중이 찾기는 했지만, 올해는 유독 증가세가 눈에 띈다. 특히 최악의 환경 속에서도, 돈을 내고 직접 경기장을 찾은 유료관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미세먼지 속에서도 팬들을 축구장으로 부른 원인이 분명히 있다. 이는 향후 K리그 흥행을 위해 분석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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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중요한 원인이 있다. 각 구단들의 '의식 변화'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각 구단과 통화를 해보면 눈에 띄는 변화가 느껴졌다. 이전에 관심이 성적에 매몰돼 있었다면, 올 시즌을 앞두고는 관중 유치쪽에 더 관심을 갖더라. K리그 구단 전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관중을 더 모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 의식을 갖고, 고민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경남과 상주가 그랬다. 지난 시즌 성적에 초점을 맞춘 경남은 올 시즌 관중동원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시설적으로 대폭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전보다 더 적극적인 홍보 활동도 펼쳤다. 비인기구단 상주 역시 지역민들과 적극적인 스킨십에 나서며 흥행 대박에 성공했다.
각 구단들의 의식 변화는 동계 기간 동안 SNS 홍보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SNS를 통해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활동을 팬들에게 알렸다. 케미와 브로맨스를 강조하는 등 요즘 팬들이 좋아하는 트렌드를 잘 맞췄다. 개막 전 각 팀들이 하는 출정식 역시 전과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전 출정식이 대표, 혹은 구단주의 인사말 등 근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면, 지금은 팬미팅에 가깝게, 축제처럼 진행된다. 철저하게 팬의 니즈에 맞춰 진행된다. 물론 선수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팬들의 피드백에 반응해준다. 구단과 선수들 모두, 한 명의 팬이라도 더 경기장에 끌어들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제 한 경기씩 끝났을 뿐이다. 그래도 분명 고무적인 것은 K리그가 살아남기 위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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