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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년간 한국축구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손흥민 활용법'이었다.
벤투호는 아시안컵 실패를 딛고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향해 다시 뛴다. 벤투 감독이 가장 먼저 해결할 숙제는 역시 '손흥민 활용법'이다. 우리가 가진 최고의 무기를 잘 활용해야 예선 통과는 물론, 본선에서의 선전도 노려볼 수 있다. 벤투 감독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그는 "손흥민 활용법은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부진한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분석이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지적되는 부분이 손흥민의 포지션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최대한 공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투톱 혹은 원톱, 측면에 기용되더라도 골문에 가까운 위치에서 뛴다. 득점을 노리기에 좋은 위치다. 반면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4-2-3-1 포메이션에서 왼쪽 미드필더 혹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고 있다. 황의조(감바오사카)라는 확실한 스코어러가 등장하며, 손흥민은 득점 보다는 경기를 풀어가는데 초점을 맞춘다. 손흥민은 연계에서 많은 발전을 보여 미드필드 위치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골문에서 멀어진만큼 그의 폭발적인 득점력은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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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슛돌이' 이강인(발렌시아)의 등장은 반갑다. 벤투 감독은 11일 볼리비아(22일 울산월드컵경기장), 콜롬비아(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와의 3월 A매치에 나설 2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많은 이슈를 낳았던 '한국축구의 미래' 이강인을 전격적으로 발탁했다. 만 18세20일인 이강인은 역대 일곱번째로 어린 나이로 A대표팀에 발탁된 선수가 됐다. 이강인의 재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벤투 감독은 "기술적으로 아주 좋은 능력을 갖고 있다. 충분히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고 했다.
이강인의 가장 큰 장점은 패스다. 체력적인 부분, 체격적인 부분, 경험적인 부분에서는 아직 더 발전이 필요하지만, 탁월한 센스와 시야, 기술을 바탕으로 한 패스만큼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이강인이 발렌시아 1군 입성 후 최고의 모습을 보인 지난 1월 헤타페와의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 8강 2차전이 대표적이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이강인은 기가 막힌 왼발 스루패스와 크로스로 두 골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타이밍까지 모두 월드클래스 급이었다. 이 패스가 대표팀에서도 나올 수 있다면 손흥민 딜레마는 생각보다 쉽게 풀릴 수 있다.
이강인은 과연 손흥민의 새로운 도우미가 될 수 있을까. '한국축구의 현재' 손흥민과 '한국축구의 미래' 이강인은 축구팬이라면 한번쯤 상상한 '꿈의 조합'이다. 기대보다 빨리 만난 둘이 만들어 낼 시너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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