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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왼발에 붙어 있는 '레전드'라는 칭호가 태양보다 밝게 빛났다. 수비진이 산을 쌓았고, 골키퍼가 몸을 힘껏 날렸지만, '레전드' 왼발에서 뻗어나온 낮고 빠른 미사일 슈팅 앞에서는 무기력하기만 했다.
추가시간이 막 선언된 무렵, 수원 한석희가 상대 골 지역 바로 우측 앞에서 드리블하다가 파울을 당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수원의 '캡틴' 염기훈이 나섰다. 그의 왼발이 치명적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강원 수비진이 두터운 수비벽을 만들었고, 골키퍼 김호준도 긴장한 채 몸을 웅크리고 노려봤다. 고개를 쓱 들어 이런 상대의 움직임을 읽은 염기훈은 지체없이 강력한 왼발 킥을 날렸다.
막을 수 없었다. 김호준이 날아 손을 뻗었지만 그 힘을 이겨낼 수 없었다. 골망 왼쪽 코너가 찢길 듯 흔들리며 염기훈의 '70-70클럽' 달성을 선언했다. K리그1 통산 351번째 출전에서 이룩한 위대한 기록이었다. 염기훈은 3라운드 성남전과 4라운드 인천전에서 잇달아 페널티킥 골을 기록하며 69골-104도움으로 대기록 달성의 목전에 다다랐다. 이어 6라운드에서는 그림 같은 왼발 프리킥골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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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이 되자 수원은 시스템을 바꿨다. 상대 공격진을 숫적으로 상대하기 위해 스리백으로 바꿨고, 후반 16분 '조커' 데얀을 투입했다. 데얀은 '원샷원킬'의 킬러였다. 불필요한 움직임이 없었다. 투입 후 5분만에 상대 골지역 앞에서 타가르가 공을 페널티 지역 안으로 밀어넣자 마치 은밀한 킬러처럼 강원 수비 뒤쪽의 빈공간을 파고 들었다. 눈 깜짝 할 사이에 골키퍼와 1대1 찬스가 났다. 데얀은 침착하게 반대쪽 포스트로 슛을 날려 결승골을 넣었다. 투입 후 5분, 자신의 첫 슈팅을 결승골로 만들었다.
이후 염기훈의 프리킥 골까지 터지며 수원이 승전보를 훌렸다. 이로써 최근 3경기 연속 무패(승-무-승) 행진으로 승점을 7점으로 불린 수원은 개막 3연패를 극복하고 8위까지 상승했다. 반면 강원은 2연패를 당하며 9위로 주저앉았다.
춘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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