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왼발 레전드' 염기훈 프리킥으로 가입한 70-70클럽, 수원 완승 축포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9-04-07 16:36


수원 삼성 주장 염기훈(가운데)이 7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의 K리그1 6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왼발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이 골로 염기훈은 K리그 사상 두 번째 70-70클럽에 가입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그의 왼발에 붙어 있는 '레전드'라는 칭호가 태양보다 밝게 빛났다. 수비진이 산을 쌓았고, 골키퍼가 몸을 힘껏 날렸지만, '레전드' 왼발에서 뻗어나온 낮고 빠른 미사일 슈팅 앞에서는 무기력하기만 했다.

'왼발의 레전드' 염기훈(수원 삼성·36)이 마침내 K리그 역대 두 번째 '70-70클럽(70골-70도움)'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7일 오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수원이 홈팀 강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6라운드에 임했다. 시간이 흘러 이미 전광판의 시계는 이미 멎었고, 추가시간 3분이 부여됐다. 사실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고 해도 수원 삼성은 웃을 수 있었다. 이미 후반 21분에 데얀의 결승골이 터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기의 진정한 피날레는 따로 있었다.

추가시간이 막 선언된 무렵, 수원 한석희가 상대 골 지역 바로 우측 앞에서 드리블하다가 파울을 당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수원의 '캡틴' 염기훈이 나섰다. 그의 왼발이 치명적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강원 수비진이 두터운 수비벽을 만들었고, 골키퍼 김호준도 긴장한 채 몸을 웅크리고 노려봤다. 고개를 쓱 들어 이런 상대의 움직임을 읽은 염기훈은 지체없이 강력한 왼발 킥을 날렸다.

막을 수 없었다. 김호준이 날아 손을 뻗었지만 그 힘을 이겨낼 수 없었다. 골망 왼쪽 코너가 찢길 듯 흔들리며 염기훈의 '70-70클럽' 달성을 선언했다. K리그1 통산 351번째 출전에서 이룩한 위대한 기록이었다. 염기훈은 3라운드 성남전과 4라운드 인천전에서 잇달아 페널티킥 골을 기록하며 69골-104도움으로 대기록 달성의 목전에 다다랐다. 이어 6라운드에서는 그림 같은 왼발 프리킥골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수원 삼성 외국인 선수 데얀이 7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의 경기에서 후반 21분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은 데얀의 결승골에 염기훈의 3경기 연속골을 보태 2대0으로 강원에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포백 시스템(4-2-3-1)을 가동했던 수원은 전반에 강원의 파상공세에 고전했다. 강원은 골 점유율에서 60-40으로 앞서며 끊임없이 수원 골지역으로 침투했다. 하지만 막판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결국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후반이 되자 수원은 시스템을 바꿨다. 상대 공격진을 숫적으로 상대하기 위해 스리백으로 바꿨고, 후반 16분 '조커' 데얀을 투입했다. 데얀은 '원샷원킬'의 킬러였다. 불필요한 움직임이 없었다. 투입 후 5분만에 상대 골지역 앞에서 타가르가 공을 페널티 지역 안으로 밀어넣자 마치 은밀한 킬러처럼 강원 수비 뒤쪽의 빈공간을 파고 들었다. 눈 깜짝 할 사이에 골키퍼와 1대1 찬스가 났다. 데얀은 침착하게 반대쪽 포스트로 슛을 날려 결승골을 넣었다. 투입 후 5분, 자신의 첫 슈팅을 결승골로 만들었다.

이후 염기훈의 프리킥 골까지 터지며 수원이 승전보를 훌렸다. 이로써 최근 3경기 연속 무패(승-무-승) 행진으로 승점을 7점으로 불린 수원은 개막 3연패를 극복하고 8위까지 상승했다. 반면 강원은 2연패를 당하며 9위로 주저앉았다.


춘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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