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부임 사흘만에 감독 데뷔전 갖는 포항 김기동, 상대는 '니포축구' 동기 이임생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04-25 15:38


포항스틸러스 김기동 신임감독. 포항스틸러스

포항스틸러스 12대 감독으로 선임된 김기동 신임감독(오른쪽).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삼성 이임생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삼성 이임생 감독. 스포츠조선DB

최순호 전 포항스틸러스 감독(57)으로부터 바통을 건네받은 김기동 신임감독(47)이 데뷔전에서 오랜 인연을 지닌 지도자와 26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지략대결을 펼친다. 수원삼성 이임생 감독(47)이다.

둘의 인연은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2년생으로 한 살 어린 김기동 감독이 1993년 유공코끼리(현 제주유나이티드)에 입단했고, 1년 뒤 이임생 감독이 합류했다. 둘은 2002년 각각 포항과 부산아이파크로 떠날 때까지 부천의 흥망성쇠를 함께했다. 이때 발레리 니폼니시(75) 감독의 축구도 익혔다. 니폼니시 감독은 1995년 부천에 부임해 4시즌 동안 전에 없는 축구를 펼쳤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영향으로 K리그 대부분 팀이 3-5-2에 심취해있던 시기에 패스 중심의 4-4-2 전술을 들여왔다. K리그 우승은 끝내 거두지 못했으나, 결과보다 내용으로 선수들과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초창기 선수로서 크게 빛을 보지 못하던 김기동 감독은 니폼니시 감독의 팀에서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했다. 국가대표 수비수였던 이임생 감독은 미드필드의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가 이뤄지도록 후방을 지켰다. '니포 축구'가 구현될 수 있었던 데에는 두 선수의 역할이 컸다.

2002년 부천을 떠난 두 지도자는 다른 길을 걸었다. 이임생 감독은 부산에서 한 시즌을 머물고 곧바로 지도자로 입문했다. 수원에서 트레이너와 수석코치를 지냈다. 이후 홈 유나이티드(싱가포르)와 선전 루비(중국)에서 팀을 지휘하고, 옌볜푸더와 텐진테다(이상 중국)에서 수석코치를 맡았다. 대한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장을 거쳐 지난해 말 서정원 전 감독(48) 후임으로 수원 지휘봉을 잡았다. 김기동 감독은 포항에서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2011년까지 활약하며 K리그에서 501경기(39골)를 뛰었다. 은퇴 후 22세 대표팀 코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코치, 2016년 올림픽 대표팀 코치 등을 거쳐 2016년 9월 포항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각각 차범근 전 수원 감독(65)과 세르지오 파리아스 전 포항 감독(51) 등의 지도법들을 익히며 지도자를 준비했고, 부천을 떠난 지 16년여 만에 K리그에서 처음으로 지략대결을 펼치게 됐다.

다섯 달 먼저 지휘봉을 잡은 이임생 감독은 26일 K리그1 9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김기동 감독은 선수 시절 워낙 성실했던 선수"라고 떠올리며 "감독으로서도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감독이 되어 만나게 됐는데,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순호 전 감독이 경질된 지 하루 만에 얼떨떨하게 포항 감독을 맡게 된 김기동 감독은 포항 관계자를 통해 '다가오는 수원전을 마치고 구상 등에 대해 밝힐 것'이라고 전해왔다. FA컵 포함 3연패 중인 포항은 리그 10위(승점 7점)에 처져있다. 시즌 초반 부진을 이겨내고 최근 6연속 무패중인 수원은 승점 9점으로 한 계단 위인 9위다. 두 감독은 중위권 도약을 위해서라도 서로를 잡아야 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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