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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인천 감독이 '제자' 이강인 때문에 난감해진 이유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6-13 21:27 | 최종수정 2019-06-14 08:00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지금 대한민국은 '이강인 열풍'이다.

'슛돌이' 이강인(발렌시아)은 한국축구사를 새로 썼다. 이강인이 속한 20세 이하 대표팀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올랐다. 특별한 재능이라고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골든볼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압도적인 기량으로 선보이며 한국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엇다. 아르헨티나를 농락할 정도의 개인기와 승부처 마다 터지는 담대함,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경이적인 센스와 어린 나이 답지 않은 리더십과 카리스마까지, 이강인의 놀라운 능력은 한국을 홀리고 있다.

당연히 언론에서 난리가 났다. 모든 언론마다 이강인 특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방송사들은 스페셜 다큐멘터리 제작에 분주하다. 이런 분위기 속 난감한 인물이 있다. 유상철 인천 감독이다.

알려진대로 이강인은 KBS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를 통해 세상에 공개됐다. 그는 당시에도 특출난 기량으로 '축구 신동' 소리를 들었다. 당시 이강인을 지도했던 이가 바로 유 감독이다. 유 감독은 이강인과 특별한 인연으로 여러차례 조명된 바 있다. 유 감독은 이강인이 U-20 월드컵을 위해 조기 소집된 후, 파주NFC에서 재회했다. 유 감독이 인천 감독에 부임하며 무산됐지만, 이강인과의 인연을 들어 발렌시아 구단 100주년 기념으로 초청을 받기도 했다. 유 감독은 U-20 월드컵을 챙겨보며, 제자의 승전보를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한국이 결승에 오르며, 이강인 열풍이 불자 여기저기서 유 감독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그 요청이 소화할 수준을 넘었다는 점이다. 기자는 물론 방송 작가들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휴식 시간은 물론, 훈련시간, 미팅시간에도 전화벨이 울리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처음에는 일부 전화도 받고, 거절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훈련이 불가능할 정도로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감독님이 아예 전화기를 두고 훈련장에 가실 정도"라고 했다. 일부 방송사는 인천 구단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유 감독의 출연을 요청할 정도다.

당장 강등권 탈출에 사활이 걸린 유 감독 입장에서는 난감하기만 하다. 인천은 최근 2경기 무패행진으로 최하위 탈출의 시동을 걸었다. 휴식기 동안 홍성 전지훈련을 통해 분위기도 다졌다. 하지만 엉뚱한 불똥이 튀었다. 회의나 분석이 불가능할 정도로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유 감독 개인으로는 영광스럽고, '제자' 이강인을 위해서 선뜻 답도 해주고 싶지만, 지금은 인천이 우선이다. 구단 관계자는 "어느 한쪽의 요청을 들어주면 다른 곳도 해줘야 하는데, 그 숫자가 너무 많아 감독님도 답답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15일 홈에서 열리는 전북전에 유 감독의 말을 듣기 위해 많은 기자들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유 감독의 멘트를 받기 위해 방송사 카메라도 대거 온다는 소식이다. 구단 관계자는 "승리하면 기분 좋게 할 수 있는데, 만약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 경우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 않아 감독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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