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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자기들끼리 알아서 경쟁하네요."
현재 여자복식 내부 분위기는 '저쪽 콤비가 떴네. 우리도 가만있을 순 없지'로 압축할 수 있다. 한국 배드민턴 입장에서 여자복식은 내년 도쿄올림픽서 메달 가능성이 높은 전략 종목이다.
여자복식은 세계랭킹 순으로 이소희-신승찬(이상 인천국제공항·5위),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8위), 장예나(김천시청)-김혜린(인천국제공항·33위), 정경은(김천시청)-백하나(MG새마을금고·45위) 등 4개 조가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 내부 경쟁 중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종전에는 이소희-신승찬, 김소영-공희용의 양강 체제였는데 신-구 조화를 위해 나머지 2개 조를 재편성한 이후 각자 경쟁심이 자극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경은-백하나는 지난 6월 대표팀이 복식조 개편을 하면서 새로 결성됐다. 당초 정경은-장예나, 김혜린-백하나가 같은 조였는데 신-구 조화를 위해 1명씩 맞교환했다.
지난 8월 인도하이데라바드오픈(월드투어 100)에서 처음 우승했던 정경은-백하나는 이번에 월드투어 750의 높은 등급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세계랭킹을 부쩍 끌어올릴 수 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결실은 정경은-백하나가 준결승에서 세계 1위의 일본 강호 마쓰모토 마유-나가하라 와카나를 제압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한국 여자복식은 3개 국제대회 연속으로 세계 1위를 무찔렀다.
종전에는 정경은-백하나와 동시에 출범한 장예나-김혜린이 지난 9월 열린 중국오픈-코리아오픈에서 마쓰모토-나가하라조를 2주 연속으로 16강전서 물리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일본 여자복식은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 이후 세계 최강의 기세를 자랑해왔다. 세계랭킹 '톱10'에 4개 조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그런 일본에서 도쿄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조가 한국의 신생조에 연거푸 패했다. 한국으로서는 '일본 트라우마'를 극복하는데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올림픽 출전 규정상 복식은 올림픽 랭킹 16위 안에 들어야 한 국가에서 최대 2개 조를 보낼 수 있다. 여전히 이소희-신승찬, 김소영-공희용이 세계랭킹 상 유리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2개월 전까지만 해도 세계 100위 밖에 있던 정경은-백하나, 장예나-김혜린이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상위 2개 조는 그만큼 바짝 긴장하고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 할 수밖에 없다. 이에 추격자는 더욱 열심히 쫓아가는 '선순환의 연속'이다. 안재창 대표팀 감독이 기대했던 선의의 '윈-윈효과'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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