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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FW 자한바크슈, 왜 골 넣고 주저앉아 울었나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12-29 11:10


◇브라이턴 공격수 알리레자 자한바크슈가 1552분 무득점 종지부를 찍은 뒤 눈물을 흘리는 모습. 중계화면 캡쳐

로이터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8일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 본머스간 맞대결에서 퍽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경기시작 3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란 국가대표 공격수 알리레자 자한바크슈(26·브라이턴)가 골문을 향해 강하게 찬 공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을 확인한 자한바크슈는 몇 걸음 걸어가다가 자리에 멈춰서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듯 보였다. 현지 매체들은 '눈에 눈물이 고여있었다'고 했다. 골을 도운 공격수 닐 마우파이부터 골키퍼 맷 라이언까지 모든 동료가 18개월만에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넣은 자한바크슈를 향해 달려와 뜨겁게 안아줬다.

사연이 길다. 자한바크슈는 2017~2018시즌 네덜란드 AZ알크마르에서 21골을 넣으며 득점상을 수상했다. 시즌 종료 후 구단 최고 이적료인 1700만 파운드에 이적하며 기대감을 드높였다. 하지만 지난시즌 24경기에 출전해 단 1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그레이엄 포터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올시즌에는 12월 전까지 기회조차 받지 못했다. 본머스전이 시즌 첫 선발 출전경기였다. 자한바크슈는 빡빡한 일정에 따른 로테이션 일환으로 잡은 기회를 꽉 붙잡았다.


AP연합뉴스

◇브라이턴은 2010년대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한바크슈는 "지난 18개월은 나와 내 가족에게 무척이나 힘든 시간이었다. 지난시즌 적응을 위해 애썼다. 올시즌에는 기회를 받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골까지)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힘들었던 지난날을 돌아봤다. 이어 "지금은 어느정도 적응을 했다. 선수들과도 잘 지낸다. 느낌이 좋다"며 데뷔골을 기점으로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길 고대했다. 포터 감독은 아론 무이의 추가골로 2대0 승리한 경기를 마치고 "자한바크슈가 자격을 증명했다"고 칭찬했다. 2연패를 끊은 브라이턴은 2019년을 14위로 마쳤다.

자한바크슈는 2013년부터 이란 대표로 활약하며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얼굴이다. 지난 6월 상암에서 1대1로 비긴 한국과의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도 선발출전했다. A매치 50경기에 출전 7골을 넣었다. 이날부로 안드라니크 테이무리안(전 볼턴)과 아쉬칸 데자가(전 풀럼)에 이어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한 3번째 이란 선수로 등극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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