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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결승전이나 3, 4위전에서 또 만날 수 있지 않나."
사실 우즈베키스탄전은 큰 의미가 없는 게임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한국은 중국, 이란전 2연승으로 일찍 8강을 확정지었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이기거나 비기면 1위, 지면 2위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조 1위 메리트가 크지 않다. 8강에서 만날 D조 팀들 경기가 하루 늦게 끝나 상대를 고를 수도 없다. 8강 뒤 4강 대진을 봐도, 도긴개긴이다. 1위로 올라갔을 때는 호주-시리아 승자와 맞붙고, 2위로 올라가면 사우디아라비아-태국전 승자와 만나는 시나리오다. 딱히 어느쪽이 유리하거나, 불리하거나 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최선을 다해 승리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그동안 상대를 선택하고, 유리한쪽으로 간다고 했을 때 좋은 결과를 낸 걸 못봤다. 우리는 대진, 동선 등 환경에 관계 없이 팀으로 앞으로의 경기들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 감독은 단호했다. 김 감독은 "나는 우리 공격수들을 믿는다. 우즈베키스탄의 취약점을 노릴 수 있는 선수 구성을 했을 뿐이고, 그게 잘 맞아들어갔다. 선수들이 누가 나가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해왔던 말처럼, 엔트리에 있는 선수 모두 주전이라는 철학이 이번 경기에도 녹아들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8강 상대가 정해지면 그 때 어떤 선수들을 투입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단순히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쉬었다고, 그 선수들이 8강 경기를 뛰는 게 아니라는 뜻이었다.
김 감독이 우즈베키스탄전을 정말 이기고 싶어했다는 건 이 한 마디에서 알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결승전이나 3, 4위전에서 또 만날 수 있지 않나"라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은 디펜딩 챔피언으로 조별리그에서는 조금 부진했지만, 토너먼트 반대쪽에서 충분히 4강 이상 진출할 수 있는 팀이다. 만약,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3, 4위전에서 만난다면 혈투를 벌여야 한다. 그 때 조별리그에서 거둔 승리가 선수들에게 자신감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렇기에 의미 없다던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사력을 다했던 것이다.
방콕(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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