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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당사자는 마음이 안아프겠나."
목표로 했던 베트남의 역사상 첫 올림픽 진출은 무산됐지만, 그동안 베트남 선수들과 끈끈한 신뢰 관계를 유지해왔던 박 감독의 모습은 어디 가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 축구 응원하기도 바빴던 한국팬들이 베트남 축구에 큰 관심을 가졌던 건, 박 감독과 베트남 선수들이 똘똘 뭉쳐 한 발씩 더 나아가는 모습에 감동을 느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경기 후 베트남 기자가 골키퍼 실수에 대해 묻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박 감독은 어렵게 말을 꺼냈다. 그는 "나도 마음이 아픈데, 실수를 한 당사자는 마음이 안아프겠나. 경기는 끝났다. (디엔중이) 그런 부분에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제자를 감싸안았다. 박 감독은 전반전이 끝난 후에도 바로 라커룸에 들어가지 않고, 선수들이 모두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며 한 명씩 어깨를 토닥여줬다. 디엔중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 다른 베트남 기자가 특정 선수의 이름을 거론하며 왜 조별리그 세 경기에 한 번도 뛰지 못했는지 물었다. 충분한 실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는데, 못뛴 이유가 무엇이냐고 궁금해했다. 박 감독은 이에 대해서도 "특정 선수 기용 문제를 가지고 내가 거론하는 건 옳지 않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그 선수 뿐 아니라 기회를 얻지 못한 다른 선수들도 많다"고 답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고 사죄했다. 하지만 경기 후 경기장을 찾은 많은 베트남팬들은 선수단을 향해 박수를 보낸 후 박 감독의 이름을 외쳤다.
방콕(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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