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콕(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후반전 울렁증을 이겨내야 올림픽 가는 길이 열린다!
조별리그 3전승에 8강도 통과했다. 이번 대회 유일한 전승 팀이다. 엔트리 전원을 경기장에 내보내며 승리를 챙겨내는 김 감독의 용병술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좋은 결과 속 보완점도 확실히 보인다. 지난 경기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약점이다. 바로 후반전 울렁증이다.
하지만 조별리그 2차전인 이란전부터 경기 패턴이 비슷하다. 전반은 잘한다. 상대를 압도한다. 이란전도 두 골을 넣었고, 조별리그 3차전인 우즈베키스탄도 매우 이른 시간에 오세훈(상주)이 선제골을 넣었다. 요르단전도 마찬가지. 조규성(안양)이 전반 첫 득점을 했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상대 수비진을 맹폭했다.
그러다 후반에는 갑자기 경기력이 뚝 떨어진다. 상대에 틈을 주고, 실점을 하며 쉽게 풀어갈 경기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란전은 2-1 리드 상황 역전을 안당한 게 다행이었다. 우즈베키스탄전도 오세훈의 쐐기골이 터지기 전까지는 우즈베키스탄이 살아난 공격력을 보여줬다. 요르단전도 마찬가지. 후반 동점이 됐고, 만약 이동경(울산)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지 않아 연장전에 갔다면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될 지 몰랐다.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먼저 체력. 김 감독이 아무리 로테이션을 잘 하며 선수들 체력을 관리해주고 있다고 하지만, 태국 현지는 워낙 덥고 습해 전반전을 뛴 선수들의 후반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체력이 떨어지니 상대 공격수를 놓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두 번째는 경험. 이번 대표팀 선수들은 K리그에서 각 팀 주축으로 경험을 쌓았지만,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김 감독이 가장 걱정한 부분이다. 그래서 천천히 해도 되는 타이밍에 급하게 덤비다 상대에 기회를 주는 등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에서 부족함이 있다. 요르단, 이란전이 그랬다. 김 감독은 "쉽게 공을 돌리며 상대 체력을 떨어뜨리면 되는데, 오히려 우리가 어려운 상황으로 끌고 들어가는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호주와의 4강전, 그리고 결승전 또는 3, 4위전은 더 강력한 팀과 더 중요한 경기를 하게 된다. 지금까지 잘했지만, 후반전 울렁증을 또 보여주면 강한 상대들은 이 틈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대표팀 미드필더 김진규는 요르단전 후 "이기는 상황에서 어느 팀이든 앞에 무게를 두는 것보다, 심리적으로 불안해 지키고 싶어해 뒤로 물러선 것 같다. 앞에서 압박을 하고 수비쪽에 무리가 가지 않게 했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돌이켰다. 그래도 문제가 뭔지 알았으니, 다음 경기 대비가 충분히 가능하다.
김 감독 역시 "이기는 상황에서 간결하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다음 경기에서는 이런 모습이 안나오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태국(방콕)=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2020 신년운세 보러가기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