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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FC서울이 2020년 스타트를 기분좋게 끊었다.
3년 만에 ACL 무대로 돌아온 FC서울은 2월 10일 시작하는 조별리그에서 C조 베이징 궈안(중국), 치앙라이 유나이티드(태국),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16강 경쟁에 돌입한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단판승부. 준비 기간이 3주밖에 안됐고, 전력 구성도 불완전한 상태, 올시즌 가장 먼저 실전에 들어가는 부담을 안은 FC서울이었다.
하지만 '승부사'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에게 한 수 아래 말레이시아 리그의 케다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 지난해 선수단이 똘똘 뭉쳐 상위권 도약의 돌풍을 일으킨 전통의 명가 솜씨는 여전했다.
애를 태우던 케다의 골문은 전반 38분 비로소 열렸다. 시작과 끝을 장식한 이는 역시 박주영. 축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우스꽝스런 장면까지 나왔다. 박주영의 왼쪽 코너킥이 날카롭게 날아들자 중앙 수비수 알베스가 배구 블로킹을 하듯 두손을 번쩍 들어 점프하며 쳐냈다. 알베스는 뒤에서 누가 밀었다며 주심에게 어필했지만 뒤에서 접촉한 이는 동료 수비수 자카리아였다. 결국 공이 자신의 키를 넘어가면 결정적인 위기를 허용할 것으로 우려해 고의적인 파울을 한 것으로 판명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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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스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했고, 키커로 나선 박주영이 오른발로 침착하게 해결했다. 수적 우위까지 점한 FC서울의 공세는 후반에도 멈출 줄 몰랐고 후반 4분 박동진이 번쩍였다. 측면에서 얼리크로스가 연결되자 놀라운 점프력으로 번쩍 뛰어올라 머리로 마무리했다.
블로킹 핸드볼에 이어 흥미로운 장면은 또 나왔다. 주인공은 오스마르. 후반 2분 프리킥 수비 도중 헤더 자책골을 했던 오스마르가 17분 프리킥 키커로 나서 강력한 왼발슛으로 상대 골키퍼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짜릿한 '속죄포'였다. 승기를 확고하게 잡은 FC서울은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나가며 홈팬들에게 첫승리의 기쁨을 안겼다. 특히 후반 29분 새로 영입한 한찬희를 김주성 대신 투입, 신고식을 치르도록했다. 하지만 한찬희는 41분 부상으로 인해 새얼굴 김민수와 교체됐다. 그래도 서울 팬들은 한찬희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후반 추가시간인 46분에 나온 알리바예프의 그림같은 중거리 기습골은 따뜻한 보너스였다.
상암=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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