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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S 우승 경험'김기희, 후배 이동경 'MLS 이적설' 직설조언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03-11 05:30


사진제공=울산 현대 구단,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는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기에 좋은 무대다."

올시즌 MLS 시애틀 사운더스에서 울산 현대로 이적한 '국대 출신 센터백' 김기희(31)가 후배 이동경(23)의 MLS 이적에 대한 솔직한 조언을 전했다.

지난 1월, 황인범이 뛰고 있는 MLS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전도양양한 공격수' 이동경을 원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FC도쿄전 직후엔 공식 오퍼가 도착했다. 도스 산토스 밴쿠버 감독이 직접 분명한 관심을 표했다. 울산은 도쿄올림픽을 앞둔 시점, 원칙적으로 선수의 앞길을 열어주되 23세 이하 대표팀의 유일한 국대 에이스인 이동경이 합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이적하길 원했다. 밴쿠버 측이 당초 제시한 금액보다 상향된 이적료를 요구했고 밴쿠버의 답신을 2주째 기다리는 중이다. MLS는 지난 3월1일 개막했다. 이적시장은 5월5일 마감된다.

이동경의 홍익대 선배이자 지난해 MLS 시애틀 사운더스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기희에게 이동경 이적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물었다. 김기희는 MLS리그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아직 한국에선 MLS 진출에 대한 인식이 엇갈리지만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MLS는 다르다. 과거에 비해 시장이 엄청 커졌다"고 말했다. "내가 있던 시애틀 홈구장의 경우 평균관중이 4만3000명이다. 7만 관중을 수용하는 경기장인데 5만 명을 넘기는 경우도 많았다"고 뜨거운 축구 열기를 설명했다.

"선수들의 기량, 특히 피지컬적인 부분이 아주 강하다. 세계 각지에서 온 좋은 선수들을 보기 위해 유럽 스카우트들도 상당히 많이 찾아온다"면서 "어린 선수들에게는 분명 기회가 될 수 있는 무대"라고 했다. "(황)인범이도 밴쿠버에서 뛰면서 계속 유럽 이적설이 나오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MLS의 경기 템포에 대해서도 김기희는 "결코 느리지 않다"고 단언했다. "처음 시애틀에 가서 첫 경기를 밖에서 보는데 느리게 보였다. 그런데 막상 경기장에 들어가니 엄청 빠르더라"고 자신의 실제 경험을 소개했다. "비슷한 수준, 비슷한 피지컬의 선수끼리 붙어서 밖에서 느리게 보인 것이다. 마치 대학생과 프로선수가 붙으면 확 차이가 나고 한쪽이 아주 빨라보이지만 같은 레벨 선수들끼리 하면 비슷해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쉽게 설명했다. "미국에 가서 정말 피지컬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이)동경이 나이라면 무조건 도전할 것이다.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가서 부딪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내가 있던 시애틀에도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독일에 간 선수도 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간 선수도 많다. MLS를 통해 유럽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면서 "선수로서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도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이청용 영입 직후 이동경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동경이의 꿈을 존중한다. 어린 선수의 앞길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그래도 안갔으면 좋겠다.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며 애정 어린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아직은 아무것도 결정된 상황이 아니다. 어쨌든 동경이는 이적설과 무관하게 현재 울산에서 하루하루 충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곳에 머물든, 해외로 나가든 어디서든 열심히 할 선수"라고 했다.

이동경은 일생일대의 고민이 계속되던 지난달 29일 자신의 블로그에 이렇게 썼다. '어떤 것이 좋은 선택인지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할 선택은 최고의 선택일 것이고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울산에 남든 새로운 도전을 하든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내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좀더 발전하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보려 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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