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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속에 박항서 베트남 감독(61)에 이어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51)에게도 협회와 언론을 통해 연봉 삭감 압력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이리아완 회장은 "현 시점에서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들과 A대표팀, 연령별 대표팀 각각의 연봉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특수한 상황속에 현재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아무런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봉에 대한 조정이 필요할 것같다"고 덧붙였다.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AFF U-19, U-19컵 대회가 사실상 연기되고, 2022년 카타르월드컵 예선전이 모두 취소된 상황에서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긴축 재정을 위해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연봉 이야기를 언론에 흘리며 분위기를 살피는 모양새다.
또다른 현지 매체 세파크볼라는 5일 인도네시아인 노바 아리안토 코치와 인터뷰해 이 문제를 거론했다. 한국인 코칭스태프들이 4일 모두 한국으로 떠난 후 홀로 남은 아리안토 코치는 "나는 PSSI의 뜻에 따라 기꺼이 연봉을 삭감할 의사가 있지만 이것은 개인적 의사가 아니라 팀 코칭스태프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 코칭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 나혼자 단독으로 행동할 수 없는 문제다. 논의가 잘 된다면 나는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아리안토 코치는 "이 문제에 대해 미디어를 통해 처음 접했고, 협회와 소통한 부분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면서 "아직 이 문제에 대해 신태용 감독님과 아무런 논의도 없었다. 아마도 다음달은 돼야 할 것같다. 3월 월급은 그대로 나왔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들도 4~5일 일제히 신태용 감독의 기부 소식을 전했다. 현지 매체 누사발리에 따르면 귀국전 인도네시아에서의 마지막 행보는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을 위한 기부였다. 신 감독은 자카르타 PELNI 종합병원을 찾아 방호복 마련을 위한 성금을 기부했다. 신 감독은 "우리는 현재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돼 함께 싸워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의료진에게 각별한 감사를 표하며 "의료진들의 헌신에 감사드리며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모두가 힘든 시기, 고통과 시련을 나누고, 나보다 힘든 이들을 도울 준비는 언제든 돼 있다. 하지만 프로 감독도, 각국 협회 감독도, 엄밀한 계약 관계다. 파산과 같은 최악의 상황이 아닌 한 본인 동의 없이 임금 삭감이나 기부를 강요하거나 압력을 넣는 행태는 프로의 논리에 맞지 않다. 향후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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