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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고작 두 골차야. 집중하자!"
축구계 클리셰에 의하면 2골차로 앞선 팀은 1골차로 앞선 팀보다 당연히 안정-보호-수비에 더 초점을 맞춘다. 남은시간 동안 단 1실점으로만 틀어막아도 승리할 거란 일종의 믿음이 주는 현실 안주다.
이 때문인지, '2-0'이 뒤집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스포츠 방송 '스카이스포츠'가 통계업체 '옵타'의 자료를 토대로 1992년 8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출범시기부터 지금까지 2골차로 리드한 3087팀의 최종 스코어를 살핀 결과, 89.6%가 경기를 승리로 마쳤다. 따라잡힌 케이스가 7.6%, 뒤집힌 경우는 2.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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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2019년 5월8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루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약스와 토트넘 홋스퍼간 2018~2019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아약스는 전반 5분과 35분 마타이스 데 리흐트와 하킴 지예흐의 연속골로 2-0 리드를 잡았다. 1차전 1대0 승리까지 묶어 합산 스코어 3-0으로 앞서갔으나, 후반에만 토트넘 공격수 루카스 모우라에게 내리 3골을 허용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 토트넘은 2001년 9월29일 맨유와의 리그 맞대결에선 두고두고 회자될 뒤집기 패배를 경험했다. 딘 리차드, 레스 퍼디낸드, 크리스티안 지글러의 전반 3골로 기분 좋게 앞서갔다. 후반 대반전이 일어났다. 후반 1분만에 맨유 공격수 앤디 콜이 다이빙 헤더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이후 로랑 블랑과 뤼트 판 니스텔로이의 연속 헤더슛과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과 데이비드 베컴의 연속 중거리슛이 터져나왔다.
리즈 유나이티드가 0-3 스코어를 4대0으로 뒤집은 더비 카운티전(1997년 11월), 웨스트햄이 3-0 상황에서 3대4 패배를 당한 윔블던전(1998년 9월), 울버햄튼이 0-3을 4대3으로 바꿔놓은 레스터 시티전(2003년 9월), 아스널이 4골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4대4 통한의 무승부에 그친 뉴캐슬전(2011년 2월)도 역사에 남을 'EPL 클래식 매치'로 꼽힌다.
지난해 6월23일 춘천에선 강원FC가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4골차를 뒤집는 5대4 승리를 거두며 팬들을 흥분케 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만 조재완(2골)과 정조국이 3골을 몰아치는 놀라운 집중력을 선보였다. 현장에 있던 기자가 아마도 은퇴하는 날까지 이 경기를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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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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