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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팀과 2무'울산, 우승 원한다면 '아름다운 축구'만으론 안된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06-01 07:01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출처=비프로11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좀 더 투쟁적이고 도전적인 팀이 돼야 한다."

김도훈 울산 감독이 지난 30일 광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광주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4라운드 원정서 1대1로 비긴 직후 한 말이다.

울산은 3라운드 부산전(1대1무)에 이어 4라운드 광주전에서도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격팀에게 잇달아 첫 승점을 선물했다. 이날 직전 경기에서 3연승을 달리던 선두 전북이 강원에 0대1로 첫 패하며 2승1무의 2위 울산은 선두 탈환의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전반 12분 광주 엄원상에게 이른 시간 실점했다. 전반 22분 이한도의 자책골로 균형을 맞춘 이후 후반 45분 내내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광주의 극단적 '10백' 수비전술에 휘말렸다. 3연패에 빠졌던 광주가 안방에서 첫 승점을 얻었다. 이제 4라운드가 진행된 상황에서 비판은 성급하지만, 남은 23라운드를 위해 새겨야 할 부분은 있다.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라면 잡아야 할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특히 27라운드로 경기수가 축소된 올 시즌은 더욱 그렇다. 승격팀과의 맞대결에서 승점 2점에 그쳤다. 지난해 1골 차로 우승을 놓친 아픔을 잊어선 안된다.

▶'최강 수비라인' 3경기 연속 선실점

울산은 1-2라운드 상주, 수원전에서 7골을 몰아치며 극강의 공격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3-4라운드 승격팀과의 맞대결에서 극단적 수비전술에 말리며 1대1로 비겼다. 울산은 올 시즌 리그 최강 수비라인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무실점 경기는 상주와의 개막전 1경기뿐이다. 울산은 올 시즌 4경기 중 3경기에서 연속 선제골을 내줬다. 선실점하고도 경기를 뒤집는 힘, 지지 않는 힘은 분명하다. 그러나 초반 실점이 반복되는 점은 아쉽다. 쉬운 경기도 꼬이게 만든다. 광주처럼 선제골을 넣고 한없이 내려앉을 경우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올 시즌 울산을 상대하는 약팀들은 '절대 1강' 전북을 만날 때와 똑같이, 아니 그보다 더 내려선다.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풍경이다.

이날 선실점 장면에선 '광주 윙어' 엄원상의 가공할 스피드는 울산 육상부보다 앞섰다. 1대1 대결에서 풀백 데이비슨이 엄원상에게 밀리는 모습이 수차례 목격됐다.

▶'아름답고도 투쟁적인 축구'

김도훈 울산 감독은 "상대가 밀집수비 대형을 만들 때 집중해서 풀어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다. 더 투쟁적이고 도전적인 팀이 돼야 한다"고 했다.


올 시즌 울산의 축구는 아름답다. 공 잘 차는 국대 공격수들의 패스라인은 눈부시다. 윤빛가람, 이청용 등 에이스들의 발끝에서 나오는 '진기명기' 번뜩이는 킬패스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문제는 이 패스길이 막힐 때다. 이날 K리그 데이터 분석업체 비프로11이 제공한 후반 평균 위치 데이터를 보면 울산은 센터백 불투이스, 정승현을 제외한 전원이 하프라인 위로 바짝 올라섰고, 광주는 펠리페, 김주공을 제외한 전원이 박스 안으로 내려앉았다.

울산은 이날 공격 데이터상으로 압도적인 경기를 했다. 67.3%의 볼 점유율에 19개의 슈팅, 6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결과는 7개의 슈팅, 4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한 광주와 비겼다. 패스성공률은 84.2%, 공격지역 패스성공률 71%였다. 윤빛가람의 패스성공률은 82.7%, 공격지역에선 32개의 패스중 18개만이 성공했다. 3대2로 역전승한 수원전에서 윤빛가람의 패스성공률은 91.4%, 이청용은 92.2%였다. 부산전에서 집중 견제를 받은 이청용의 패스성공률은 79.5%, 이날 후반 교체된 광주전에선 74.3%까지 떨어졌다.

'플레이메이커' 윤빛가람과 이청용의 패스길이 막힐 때의 해법이 있어야 한다. 벤투호의 고민과 마찬가지로 극단적 수비벽을 깨뜨릴 해결사가 필요하다. 이날 울산은 직선적인 드리블 돌파가 한 번도 없었다. 광주는 드리블 돌파를 4차례 시도했고, 이중 3번을 성공했다. 이날 펠리페, 엄원상을 활용한 역습에 집중한 광주가 공격지표에서 유일하게 울산보다 앞선 부문이다. 12번의 코너킥도 모두 불발됐다. 이날 울산의 크로스 성공률은 19%, 47개 중 9개만 제대로 배달됐다.

울산엔 이동경, 윤빛가람 등 중거리 슈팅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이날 불투이스의 왼발 무회전 중거리포도 위력적이었다. 세트피스에 최적화된 뛰어난 키커도, 최전방에서 높이를 갖춘 '네덜란드 리그 득점 2위 출신' 비욘 존슨도 있다. 이날 울산의 공격에서 가장 결정적인 두 번의 찬스는 김인성의 저돌적인 움직임에서 나왔다. 완벽한 찬스, 아름다운 골도 좋지만 빗맞아 들어가든, '우당탕탕' 들어가든 이겨야 산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다양한 공격루트'를 강조한다. 울산은 직선적인 드리블, 아기자기한 패스축구, 세트피스, 롱볼 축구 모든 전술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선수 옵션을 보유했다. 아름다운 축구만으로는 우승할 수 없다. 김 감독의 진단대로 울산은 "더 투쟁적이고 더 도전적인 팀이 돼야 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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