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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강' 강원FC, 언더독의 진면목이 보인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0-06-01 06:28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나 킬러본능 넘치는 외국인 선수는 없다. 대기업의 막강한 지원을 받는 빅클럽도 아니다. 그럼에도 올 시즌 강원FC의 움직임에 프로축구계가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시즌 개막전에 예상됐던 그 모습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강한 상대를 만나도 기세가 꺾이지 않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언더독'의 터프함. '강팀강(강팀에게 강함)'의 참모습이다.

강원의 시즌 출발이 흥미롭다. 지난 30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4라운드 전북 현대와 홈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시즌 2승(1무1패)째를 수확했다. 승점은 7점으로 초반에 무난하게 중상위권에 안착했다. 이날 강원은 전반 36분 고무열의 선제골 이후 전북의 거센 반격을 만났다. 하지만 터프한 수비를 앞세워 끝내 동점골을 막아내고, 1라운드 서울전에 이어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그런데 이번 시즌 강원이 거둔 2승은 모두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하는 '빅클럽' 강팀을 상대로 따낸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강원은 지난 10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3대1로 승리한 바 있다. 서울은 지난해 리그 3위를 차지했고, 올 시즌에도 강팀으로 평가받았다. 적어도 강원보다는 훨씬 화려한 스쿼드를 갖고 있다.

게다가 이 경기에서는 오히려 서울이 전반 35분 박동진의 선제골을 앞세워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선제 골을 내준 뒤부터 강원의 전투력이 상승했다. 강원은 후반에 한층 짜임새 있는 공격을 가동한 끝에 무려 3골을 몰아치며 개막전을 대역전극으로 장식했다.


이후 강원은 상주전에서 뜻밖의 완패(0대2)를 당하며 상승세에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차분히 팀을 재정비하며, 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로 떠오르던 성남과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향 곡선을 그리던 팀의 사이클이 이를 계기로 다시 위를 향하게 됐다.

그렇게 자신감을 되찾은 결과가 바로 전북전이다. 전북은 앞선 3라운드까지 유일하게 전승을 거두며 막강한 위용을 자랑하던 팀이다. 지난해 챔피언답게 올 시즌 초반부터 공수 양면에 있어 매우 터프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강원은 이런 명성에 위축되지 않았다. '언더독'의 참모습은 바로 이렇게 상대를 가리지 않고, 틈이 보이면 물어뜯는다는 점이다.

비록 상대선수 퇴장으로 1명 많은 상황에서 쐐기골을 뽑지 못하고, 오히려 상대에 주도권을 내줬다는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승리를 지켜냈기에 이런 아쉬움도 상쇄될 수 있다. 더 강한 언더독이 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전북전 승리로 인해 강원이 다시 강력한 자신감을 장착하게 됐다는 점이다. 강원의 터프함은 계속 이어질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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