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캡틴 임선주X국대캡틴 김혜리 "통합8연패!우승DNA 어디 가나요?"[WK리그 개막 인터뷰]

기사입력 2020-06-15 06:33


15일 WK리그 개막을 앞두고 절대 1강 인천 현대제철 새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새 캡틴' 임선주(오른쪽)와 '국대 캡틴' 김혜리가 사진 포즈 요청에 약속이나 한듯 통합 8연패를 의미하는 손가락 8개를 펴보였다. 전영지 기자

"올해 우리 팀은 주장 두 분을 모시고 있죠. 하하."

15일 WK리그 수원도시공사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WK리그 절대1강' 인천 현대제철 정성천 감독이 웃으며 말했다. 정 감독의 전언대로 현대제철엔 한국 여자축구를 대표하는 2명의 캡틴이 있다. 인천 현대제철 주장 임선주(30)와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A대표팀 주장 김혜리(30)다.

지난해 말 새로 부임한 A대표팀 코치 출신 정 감독은 '미녀 센터백' 임선주를 새 시즌 캡틴으로 임명했다. "임선주는 성실하고 적극적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소통도 잘하고 늘 긍정적인 마인드로 뛰는 선수다. 올 시즌 새로운 리더 역할을 잘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임선주의 곁엔 단짝 김혜리가 있다. 강력한 프로정신으로 무장한 '에너자이저 풀백'이다. 임선주, 김혜리는 '지메시' 지소연(29·첼시위민스)과 함께 2020년 20세 이하 월드컵 3위,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 사상 첫 16강, 2019년 프랑스월드컵 2회 연속행을 이끈 여자축구의 역사이자 황금 세대다. 축구가 마냥 좋았던 소녀시절부터 태극마크의 무게를 양 어깨에 짊어진 대표팀까지 20년 가까운 축구인생 내내 그들은 함께였다.

서른 살이 된 올 시즌 코로나19 팬데믹속에 어렵게 개막한 WK리그, '리딩구단'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의 소중함을 그 어느 때보다 절감하고 있다. 김혜리는 "인천, 수도권에서 코로나가 다시 번진다고 하면서 개막일정이 또 연기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임선주는 신임 캡틴으로서의 각오를 묻는 질문에 "감독님이 바뀌고 주장도 바뀌었다. 언니들이 계속 오래 우승해온 팀인 만큼 부담감이 크지만, 책임감을 갖고 임하려 한다"며 눈을 빛냈다. '대표팀 캡틴' 김혜리는 '현대제철 캡틴' 임선주의 가장 든든한 힘이자 조력자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단단한 팀워크를 이끌어가고 있다.

인천 현대제철은 국가대표 10명 이상을 보유한 초호화군단이다. 현대제철 에이스가 국가대표 에이스인 현실, 내년 2월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중국과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올 시즌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팀을 위해서나, 대표팀을 위해서나 가장 중요한 지상과제다. 김혜리는 "대표팀에 현대제철 선수가 많다보니 대표팀에서도 서로에게 큰 힘이 된다. 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추면서 고민하는 부분을 서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시너지가 생기는 부분이 크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1강 인천 현대제철의 가장 큰 변화는 통합 7연패를 이끌었던 '외국인 공격 듀오' 비야-따이스와의 결별이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 네넴과 스페인 장신 공격수 엘리가 새로 들어왔다. 김혜리는 "해결사 역할을 비야, 따이스가 도맡았고, 그 선수들에게 집중되는 경우가 많았다. 골, 도움 등에서 다른 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훌륭한 기록을 세우고 떠났다"고 고마움을 표한 뒤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도 잘 적응할 것"이라며 믿음을 표했다. 혁신이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우리 팀은 누가 터질지 모른다.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 뛰어난 국내선수들이 얼마나 더 역할을 할지도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올 시즌 모두가 궁금해하는 현대제철 축구를 한마디로 말해달라고 하자 김혜리는 "스피드 축구"라고 답했다. "정성천 감독님께서 늘 빠른 축구를 요구하신다. 몸의 스피드뿐 아니라 생각의 스피드가 빠른 축구를 원하신다"고 설명했다. 임선주는 "신비주의"라고 답했다. "많은 분들이 올 시즌 우리 팀 축구를 궁금해하실 것이다. 우리도 궁금하다. 누가 터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축구…, 기대하셔도 좋다"라며 활짝 웃었다.

올해도 목표는 오직 하나, 인천 현대제철의 통합 8연패다. 8연패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캡틴' 김혜리가 "당연히 해야죠"라고 답했다. '캡틴' 임선주가 "우승 DNA가 어디 도망가는 게 아니니까"라고 화답했다. 사진 포즈요청에 '동갑내기 절친' 캡틴은 약속이라도 한 듯 손가락 8개를 좍 펴보였다.

한편 15일 오후 7시 개막하는 WK리그 1라운드에서 인천 현대제철-수원도시공사, 화천KSPO-서울시청, 경주한수원-세종스포츠토토, 보은상무-창녕WFC가 시즌 첫 맞대결을 펼친다. 무관중 방식으로 치러지는 만큼 구단별 유튜브, SNS를 자체 중계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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