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모라이스에 강한 김병수에 강한 이임생, 의외의 상성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06-15 05:55


◇수원 삼성 이임생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 김병수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수원 삼성 이임생 감독(49)에게 직접 물은 적은 없지만, 수원 지휘봉을 잡고 나서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 무언지 물으면, 틀림없이 '주황'이라고 답할 것 같다.

2019년 부임한 이 감독이 유독 주황 유니폼을 입은 팀을 잘 잡는 까닭이다.

수원은 지난 시즌 전체적인 팀 부진 속 리그 원정에서 단 7승을 거뒀다. 그 중 4승을 강원FC와 제주 유나이티드(현재 2부)를 상대로 따냈다. 두 팀 모두 주황 계통의 홈 유니폼을 입는다.

그 중에서도 강원은 어떤 의미에서 이 감독의 '맛집'이다.

이 감독은 지난해 부임 초기 내리 3연패를 당했다. '노빠꾸 축구'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은 것도 이때다. 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부임 첫 승을 신고한 이 감독은 6라운드 강원전에서 처음으로 원정 승리(2대0)란 걸 챙겼다. 이후 두 번의 맞대결에서 각각 1대1 무승부와 3대1 승리를 따냈다. K리그에서 가장 매력적인 축구를 펼치는 팀 중 하나인 '병수볼'의 김병수 강원 감독을 상대로 2승1무, 승점 7점을 챙겼다. 이 감독과 김 감독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예선에서 본선 진출을 위해 힘을 합친 인연이 있다.

김 감독이 지난 시즌 이후 두 번 이상 지략대결을 펼친 상대 지도자 중 이겨보지 못한 감독은 이 감독, 안드레 전 대구FC 감독,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 등 3명뿐이다. 지난해 우승을 이끈 모라이스 전북 현대 감독과의 맞대결에서 2승(1무 2패)을 가져오고 올 시즌 개막전에서 FC서울의 최용수 감독까지 잡은 김 감독이 지난해 8위팀 수원만 만나면 작아진다는 건 아이러니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13일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6라운드는 반전할 절호의 기회였다. 2연승을 질주 중인 강원과 이전 라운드에서 승격팀 광주FC에 패한 수원의 만남. 전반 8분 크르피치에 선제골을 내준 강원이 전반 30분과 후반 18분 김경중 고무열의 연속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2대1 역전승을 거둔 5라운드 인천전의 재판이 될 것 같았던 경기가 후반 38분 김민우의 동점골에 의해 2대2 무승부로 끝났다. 점유율 65대35(%), 슈팅수 9대4(개)에서 드러나듯 경기를 주도하고도 승점 3점을 못 가져왔다. 양 측면을 공략하는 수원 맞춤 전술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막판 집중력 저하에 빛이 바랬다.

반면, 울산 인천전에서 후반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무너졌던 수원은 모처럼 터진 후반 막바지 골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번에도 '특별 선물'을 받았다. 데얀(현 대구), 한의권, 타가트는 지난 시즌 강원전 3경기에서 각각 '영웅놀이'를 했다. 타가트는 강원전 해트트릭 기세를 몰아 득점상을 탔다. 이날은 폼 하락으로 이 감독을 고민케 하던 김민우가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골맛을 봤다. 김민우는 "부진을 인정한다. 2017년 폼(6골 5도움)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강원전 무승부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하지만 여전히 6경기에서 단 1승-9위에 그친 현실은 어딜 가지 않고 빅버드에 남아있다. 강원전 극적 무승부에 만족하지 않고 오는 16일 성남FC 원정에선 원하는 승리를 가져와야 그룹A 진입을 넘볼 수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한화 무더기 2군행...김태균은 빠진 이유 [크보핵인싸]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