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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빅리그 러브콜' 김민재, 유럽 에이전트까지 선임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06-23 05:00


7일 오후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축구대표팀이 호주와 평가전을 펼쳤다. 경기 임하는 김민재.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6.07/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왓포드, 포르투, 아스널, 에버턴, 사우스햄턴, 라이프치히, PSV에인트호번, 그리고 토트넘까지.

유럽 슈퍼스타의 올 여름 이적 루머가 아니다. 열거만으로도 숨막히는 빅클럽들의 시선은 바로 이 선수를 향하고 있다. 주인공은 대한민국 최고의 수비수 '괴물' 김민재(베이징 궈안)다.

김민재는 설명이 필요없는 대한민국, 아니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다. 스무살이던 2017년 K리그에 데뷔해 단숨에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떠오른 김민재는 지난해 이적료 600만 달러(약 73억원)에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일찌감치 병역 문제를 해결했고, A대표팀에서도 30경기에 출전하며 한국 수비의 기둥으로 자리를 굳혔다. 슈퍼리그에서 내로라하는 공격수들을, A대표팀에서 수준 높은 팀을 상대로 경쟁력을 과시한 김민재는 아시아 최고 수비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김민재를 향한 유럽의 관심이 뜨겁다. 사실 김민재에 대한 유럽의 관심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김민재의 중국행이 확정될 즈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왓포드가 러브콜을 보냈다. 김민재가 일찌감치 중국행을 결정하며, 왓포드와는 제대로 협상테이블을 꾸리지 못했다. 왓포드는 당시 이적 의향서를 보낼 정도로, 실제 김민재 영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왓포드는 이후 올 초까지도 김민재에게 꾸준히 관심을 표시했다. 이 과정에서 같은 리그의 사우스햄턴이 관심을 보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팬들도, 김민재도 유럽행을 희망했지만,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설'에 그치는 분위기였다.

최근 들어 기류가 바뀌었다. 시작은 포르투갈의 명문 포르투였다. 포르투갈 매체 아볼라는 '포르투가 한국의 판 다이크 김민재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봇물이 터졌다. 영국 매체 HITC는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이 좋아할 수비수'라며 김민재의 아스널행 가능성을 보도했다. 이어 PSV, 라이프치히, 라치오행 루머가 이어졌고, 18일에는 에버턴 이적설까지 불거졌다. 이 루머는 영국 유력지 가디언이 보도하며, 신빙성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21일 토트넘까지 가세하며 정점을 찍는 분위기다. 영국 데일리미러는 '얀 베르통언의 대체자를 찾는 토트넘이 김민재를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대표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손흥민을 활용해 김민재를 설득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더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설, 설, 설, 이쯤되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과연 김민재가 이번에는 진짜 유럽에 갈 수 있을까. 설 뒤에서 펼쳐지는 진짜 상황을 스포츠조선이 구체적으로 짚어봤다.

일단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단순 루머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단 거론된 팀 대부분이 김민재와 인연이 있다. PSV의 경우, 김민재를 베이징 궈안으로 데려왔던 로저 슈미트 감독이 현 감독으로 있고, 에버턴은 PSV에서 박지성과 함께하는 등 동아시아에 관심이 큰 마르셀 브란트가 디렉터로 있다. 사우스햄턴도 베이징 궈안에서 슈미트 감독을 보좌했던 리차드 키츠비츨러 수석코치가 활동 중이다. 김민재의 실력을 충분히 알고 접근한 팀들이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재 이적설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상황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중국이 다시 코로나19로 상황이 좋지 않다. 베이징은 더욱 나쁘다. 베이징 궈안의 경우, 김민재를 비롯해, 감독, 외국인 선수가 모두 중국에 들어오지 못한 상황이다. 때문에 슈퍼리그 개막이 사실상 쉽지 않다. 중국 축구 시장 전체가 얼어붙으며 베이징 궈안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면서 김민재에 '절대 판매 불가' 방침을 세웠던 베이징 궈안이 '팔 수도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전북 복귀 루머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현실성은 높지 않았다. 알려진 대로 김민재의 전북 복귀 조건은 두가지였다. 베이징 궈안이 무상으로 보내주고, 김민재가 연봉 삭감을 수용해야 했다. 특히 이적 과정에서 전북과 얼굴을 붉혔던 베이징 궈안이 김민재를 전북에 무상으로 보내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상황이 나빠진 베이징 궈안은 김민재로 최대한 돈을 벌어야 했다. 베이징 궈안은 1500만유로, 우리돈으로 200억원을 가이드 라인으로 잡았다. 현재 나오는 이적설마다 이 금액이 나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김민재 측근에 따르면 김민재 역시 자신의 이적료가 200억원 선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한다. 베이징 궈안은 김민재의 가치를 올리고, 몸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는 전북 임대를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이 상황은 또 바뀌었다. 유럽 구단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이미 라치오는 베이징 궈안과 직접 협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 결과, 몇몇 구단은 직접 김민재 측과 접촉을 시도했다. 실제 콜도 온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에 바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김민재, 베이징도 전북을 거쳐가는 길 대신 유럽 직행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민재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취재 결과, 유럽에서 활동하는 에이전트와 계약한 걸로 파악됐다. 사실 김민재는 해외쪽 에이전트가 없어 혼선을 겪었다. 이적의 경우, 선수 에이전트와 구단이 위임한 에이전트가 이야기를 나눈다. 구단이 특정 선수를 데려오라고 에이전트에게 위임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구단의 위임장을 받은 에이전트가 아무래도 김민재쪽에 네트워크가 없으니 국내의 에이전트와 접촉해 협상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면서 지금 여러 이야기가 난립하는 모습이다. 취재한 바로는, 심지어 유럽에서도 "내가 김민재 에이전트"라며 협상하려는 사람도 있었다.

창구가 일원화되며 유럽행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현재까지 정황을 보면 김민재의 행선지는 EPL이 유력하다.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이 그렇듯, 김민재의 꿈 역시 EPL이다. 조건의 차이가 크다면 모르겠지만, 같은 값이면 EPL에 갈 가능성이 높다. 김민재는 지인들에게도 EPL에 대한 관심을 여러차례 드러낸 바 있다. 아마도 토트넘의 오퍼가 현실이 될 경우, 김민재의 마음이 기울 가능성이 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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