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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을 쓰는 선수가 오른발로 넣은 것, 그것도 90분을 넘긴 극도로 지친 상황에서 골을 만들었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
모든 것을 쏟아내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이동경은 탈진해 있었다. '왼발 에이스'의 오른발 골에 대한 질문에 "슈팅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이다. 감독님께서 어느 발이든 걸리면 때리라고 주문하셨다. 오른발이지만 감아서 잘 때린 것같다"고 답했다. "골은 오른발이든, 왼발이든, 몸으로 넣든, 헤딩이든 다 좋다. 골은 다 좋다"며 미소 지었다. 체력적 부담이 극도에 달한 후반 추가시간, 익숙한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넣은 필사적인 골에는 절실함이 담겼다. "쥐가 나기도 했지만, 끝까지 하자는 마음이 컸다. 준비를 잘했던 것같다"고 돌아봤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시작할 때부터 한 골 넣었으면 좋겠다며 자신감을 키워주셨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슈팅하려 했고, 마지막에 골을 넣을 수 있게 돼 정말 기뻤다"는 소감을 전했다.
올시즌 유독 험난한 주전경쟁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동경은 "불만보다 제가 가진 부분들을 더 잘할 수 있게 늘 준비돼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는 어른스러운 대답을 내놨다. "경기에 못 나간다고 해서 불평, 불만하지 않는다. 형들이 정말 잘한다. 내게 기회가 왔을 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매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완벽한 더블스쿼드 울산에서 FA컵은 기회를 기다리는 또다른 에이스들에게 간절한 무대다. "선수로서 경기장에 나갈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경기가 많아질수록 좋고, 매경기가 너무나 소중하다"면서 내친 김에 패기만만 '트레블(3개 대회 우승)' 야망까지 드러냈다. "올해 우리는 멤버상 당연히 리그도 마찬가지로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까지 3개 대회 우승이 목표다. 선수들 모두 잘 인지하고 있고 준비를 잘하고 있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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