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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브리를 독일로 떠나보낼 때 슬펐다."
'1995년생 윙어' 그나브리는 이날 4강전의 히어로였다. 리옹이 강한 역습으로 위협하던 전반 18분, 그나브리가 보여준 개인기는 눈부셨다.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빠르게 파고들며 리옹 수비진을 줄줄이 따돌리고, 강력한 왼발로 골망을 뚫어냈다. 그나브리는 전반 33분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페르시치의 컷백 직후 레반도프스키가 슬라이딩 쇄도했고 이를 리옹 골키퍼 로페스가 막아냈다. 그러나 흘러나온 세컨드볼을 2선에서 번개처럼 쇄도한 그나브리가 왼발로 기어이 밀어넣었다. 그나브리는 2012~2013시즌 '팀 동료' 토마스 뮐러 이후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두 번째 독일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15세 때 벵거 감독의 눈에 든 그나브리는 슈투트가르트에서 아스널로 이적했다. 2012~2013시즌 1군에 데뷔했다. 그러나 경험을 쌓기 위해 떠난 웨스트브로미치 임대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인해 12분 출전에 그쳤고, 다시 아스널로 돌아왔지만 적응하지 못한 채 결국 독일 리턴을 택했다. 2016~2017시즌 500만 파운드(약 77억원)의 이적료로 베르더 브레멘 유니폼을 입으며 11골을 터뜨리더니, 2017~2018시즌 호펜하임(10골)을 거쳐 2018~2019시즌 700만 파운드(약 108억원)의 몸값으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후 세계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윙어 중 하나로 급성장했다. 첫 시즌 30경기에서 10골, 올시즌 31경기에서 12골 10도움을 기록했다.
아스널에서 그나브리를 떠나보낸 과정에 대한 질문에 벵거는 "나는 그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계약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웨스트브로미치로 임대를 보냈는데 다쳐서 경기를 뛰지 못하고 돌아왔다. 거기서 뛰고 싶어하지 않았다. 6개월간 우리는 함께 열심히 훈련했고, 21세 이하 독일대표팀에도 뽑혀서 보내줬다. 나중에 바이에른 뮌헨이 브레멘과 이적 계약을 했다. 우리는 그와 재계약하고 싶었지만, 그는 아스널과의 계약을 연장하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나는 당시 아주 슬펐다. 왜냐하면 그가 엄청난 재능과 미래를 가진 선수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라며 결별 당시를 떠올렸다. "그나브리는 10번으로도, 9번으로도 다 쓸 수 있는 아주 똑똑한 선수"라고 평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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