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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아스널 키즈→25세 뮌헨맨' 그나브리 멀티골 본 벵거 감독의 속마음

기사입력 2020-08-20 12:00


EPA연합뉴스/AP연합뉴스

"그나브리를 독일로 떠나보낼 때 슬펐다."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이 20일(한국시각)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 바이에른 뮌헨-올랭피크 리옹전(3대0 승) 직후 자신이 일찌기 알아본 재능, 아스널 출신 세르주 그나브리에 대한 기억을 솔직히 털어놨다.

바이에른 뮌헨은 20일 오전 4시(한국시각) 포르투갈 리스본 에스타디오 조제 알발라드에서 열린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 올랭피크 리옹전에서 전반 18분, 전반 33분 그나브리의 멀티골, 후반 43분 레반도프스키의 쐐기골에 힘입어 3대0으로 완승했다.

'1995년생 윙어' 그나브리는 이날 4강전의 히어로였다. 리옹이 강한 역습으로 위협하던 전반 18분, 그나브리가 보여준 개인기는 눈부셨다.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빠르게 파고들며 리옹 수비진을 줄줄이 따돌리고, 강력한 왼발로 골망을 뚫어냈다. 그나브리는 전반 33분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페르시치의 컷백 직후 레반도프스키가 슬라이딩 쇄도했고 이를 리옹 골키퍼 로페스가 막아냈다. 그러나 흘러나온 세컨드볼을 2선에서 번개처럼 쇄도한 그나브리가 왼발로 기어이 밀어넣었다. 그나브리는 2012~2013시즌 '팀 동료' 토마스 뮐러 이후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두 번째 독일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15세 때 벵거 감독의 눈에 든 그나브리는 슈투트가르트에서 아스널로 이적했다. 2012~2013시즌 1군에 데뷔했다. 그러나 경험을 쌓기 위해 떠난 웨스트브로미치 임대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인해 12분 출전에 그쳤고, 다시 아스널로 돌아왔지만 적응하지 못한 채 결국 독일 리턴을 택했다. 2016~2017시즌 500만 파운드(약 77억원)의 이적료로 베르더 브레멘 유니폼을 입으며 11골을 터뜨리더니, 2017~2018시즌 호펜하임(10골)을 거쳐 2018~2019시즌 700만 파운드(약 108억원)의 몸값으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후 세계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윙어 중 하나로 급성장했다. 첫 시즌 30경기에서 10골, 올시즌 31경기에서 12골 10도움을 기록했다.

벵거 감독은 그나브리의 폭풍성장을 기뻐하면서도, 그 성장이 아스널에서 이뤄지지 못했음을 아쉬워 했다. "그나브리가 15세 때 내가 그를 슈투트가르트에서 사왔다. 그런데 많이 다쳤다"고 했다. "아주 창의적이고, 오른발 왼발 가리지 않고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였다. 좋은 파워와 슈팅력을 지녔고, 게다가 타이밍, 러닝 모든 면에서 아주아주 영리했다"고 돌아봤다. "내가 자주 말하듯이 종종 쉬운 길을 택하는, 어린 재능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아주 성숙한 선수가 됐다. 독일에서 가장 압도적인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고 봤다.

아스널에서 그나브리를 떠나보낸 과정에 대한 질문에 벵거는 "나는 그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계약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웨스트브로미치로 임대를 보냈는데 다쳐서 경기를 뛰지 못하고 돌아왔다. 거기서 뛰고 싶어하지 않았다. 6개월간 우리는 함께 열심히 훈련했고, 21세 이하 독일대표팀에도 뽑혀서 보내줬다. 나중에 바이에른 뮌헨이 브레멘과 이적 계약을 했다. 우리는 그와 재계약하고 싶었지만, 그는 아스널과의 계약을 연장하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나는 당시 아주 슬펐다. 왜냐하면 그가 엄청난 재능과 미래를 가진 선수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라며 결별 당시를 떠올렸다. "그나브리는 10번으로도, 9번으로도 다 쓸 수 있는 아주 똑똑한 선수"라고 평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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