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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보다 더 극적일 수 있을까. 벼랑 끝에서도 한 발이 거의 떨어진 상황이었다. 바람만 강하게 불었어도 천길 아래로 떨어질 뻔한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기사회생했다. 성남FC의 2020시즌은 기막힌 반전 드라마였다. 천신만고 끝에 결국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성남은 이번 잔류 덕분에 얻은 게 많다. 비록 지난해에 이어 파이널A 진출에는 실패했어도 어쨌든 2년 연속 K리그1 무대에 생존했다는 점 덕분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 사실 2020시즌 개막 전 예상으로 성남은 잔류 유력 후보였다. 지난해에 비해 핵심 전력이 나간 데 비해 보강이 별로 없었고, 무엇보다 경험이 일천한 김남일 감독이 팀을 이끌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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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뒤로 갈수록 부족한 점이 드러났다. 풀타임 시즌을 힘있게 끌고가기에는 확실히 경험이 부족한 탓이다. 이건 개인의 잘못이라 할 수 없다. 누구에게나 일정 단계로 오르기 위해서는 필요한 시간의 절대량이 있는데, 그게 모자랐을 뿐이다. 지난 24라운드 강원전 패배 후 거친 항의로 퇴장 징계를 받은 장면 또한 '경험의 부족'에서 비롯된 면이라 할 수 있다.
다행인 점은 이 모든 험난한 과정을 겪으면서도 끝내 성남과 김 감독이 '잔류'에 성공하며 살아남았다는 점이다. 일단 살아남기만 한다면, 모든 아픈 경험은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구단, 선수단 그리고 김 감독 모두 올 시즌의 좌절과 실패를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 그럴 수만 있다면, 2020시즌에 누구보다 더 큰 소득을 얻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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