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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레전드 골키퍼' 김병지 사단법인 한국축구대표 이사장이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에 선임됐다.
김 이사장은 1992년 울산 현대에서 데뷔해 2016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은퇴할 때까지 무려 24시즌간 K리그 역대 최다 706경기를 뛴 철인이다. 45세5개월15일의 최고령 출전, 229경기 최다경기 무실점 등 위대한 기록을 보유한 리빙 레전드다. 폭풍 선방 능력뿐 아니라 '꽁지머리' '골 넣는 골키퍼'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팬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김 이사장은 은퇴 후에도 그라운드 안팎에서 활발하고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선임 발표 직후 김 부회장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은퇴 후 협회 부회장을 목표로 일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난 5년간 해온 모든 일들이 좋은 준비과정이 됐다. 2~3년전부터 행정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조직에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닥부터 구조를 만들어가는 부분도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현재 대한축구협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저변 확대다. 엘리트 국가대표, 프로선수로 뛰어왔지만 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세 아이를 선수로 키우며 다양한 경험과 내공을 쌓았고 생활축구, 학원축구의 현실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이 현장감각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도 생활축구 동호인도 모두 대한민국의 축구인이다. 축구를 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소통하고 다가서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지금 생활축구는 단순히 조기회 수준이 아니다. 앱으로 선수를 구하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끼리 모여 1만원을 내고 원팀이 돼 함께 달린다. 8대8도 하고, 11대11도 하고 마음만 맞으면 팀이 된다. 이 트렌드를 협회가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0세가 넘은 나이에도 그는 젊은 감각을 유지한다. 꽁병지TV 등을 운영하며 현장의 최신 트렌드를 발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무슨 차를 타고, 뭘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삶을 사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꿰뚫어야 한다. 대한민국 축구의 빛나는 역사와 전통에 트렌드를 입히는 것, 이것이 지금 우리가 할 일"이라고 했다.
"축구 국가대표의 콘텐츠는 영원하다. 대표팀의 경기력도 꾸준하다. 하지만 우리가 축구문화를 만들어가는 부분은 부족했다. 축구문화에서도 혁신이 필요하다.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레전드 골키퍼 출신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선임은 의미있다. 축구 후배들에게 또 하나의 길이 된다. 김 부회장은 "골키퍼 포지션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냈다고 자부한다. 골키퍼로서 행정도 하게 됐다. 은퇴 이후 지도자뿐 아니라 행정, 스포츠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수 있다. 우리 윗 선배들께서 우리를 잘 이끌어 주셨듯이 저희도 더 잘해서 후배들에게 좋은 길이 돼주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셨다고 들었다. 협회와 축구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 명분 있는 일이고, 의미 있는 일이다. 축구 선후배의 연결고리, 엘리트 축구와 생활축구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내겠다"는 믿음직한 각오를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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