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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잉글랜드산 슈퍼스타 웨인 루니(35)가 은퇴한다는 소식에 아쉬움을 표한 K리거가 있었으니, 이종호(30·전남 드래곤즈)다.
세계적인 스타와 비교돼 부담스럽기도 했을텐데, '루니썰'을 푸는 이종호의 표정에선 그런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종호는 루니와 관련된 한 가지 일화를 들려줬다. "박지성 선배가 뛰던 시절 맨유가 방한한 적이 있다. 나이키 프리미엄 컵대회에서 우승하면 맨유가 훈련하는 모습을 보러 상암에 갈 수 있었는데, 우리가 우승하면서 루니를 직접 볼 기회를 잡았다. 다른 친구들은 호날두, 긱스, 퍼디치 사인 받겠다고 했는데 나는 다 필요없었다. 오직 루니였다. 경호원 분에게 사정사정했다. 그렇게 루니 앞으로 가서 축구화를 내밀어 사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꿈 같았다. 사인 축구화는 집에 잘 모셔놨다"며 웃었다.
2011년 전남에서 프로 데뷔한 루니, 아니 이종호는 에버턴 시절의 루니처럼 거침없는 플레이를 앞세워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4년과 2015년 연속해서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이후 울산 현대와 V바렌 나가사키를 거쳐 지난해 1월 전남으로 돌아왔다. 올해 처음으로 주장을 맡은 이종호는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커리어가 '다사다난' '굵직굵직'했던 것 같다. 좋을 때는 확 좋았다. 전북시절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고 울산에서는 FA컵 우승에도 일조했다. 국가대표로도 뛰었다. 한번에 큰 부상도 당하면서 크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커리어는 이종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종호는 "지금까지 이종호와의 경기는 2-2 팽팽한 상황에서 후반전 5분을 갓 지났다. 나는 최대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 부상을 한 뒤 관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한 고민을 매일 한다. 예전과 같이 30m를 달릴 것이 아니라 미리 움직여 힘을 비축하는 방법, 내가 어떻게 움직여야 상대 수비수가 어려워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번에 합류한 (박)희성이형이 별명(고대 앙리)대로만 하겠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던데, 그 말대로 별명에 걸맞은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전남의 1부 승격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부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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